‘감독 사퇴’ 러시아, 불명예만 남긴 유로 2016

2016-06-21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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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러시아전이 끝난 뒤 경기장 안에서 충돌한 양팀 팬들 [사진=연합뉴스(AP) 제공]

아주경제 전성민 기자= 웨일스전에 패한 러시아 축구대표팀 레오니드 슬러츠키 감독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훌리건, 조별리그 탈락에 이은 또 하나의 악재다.

러시아는 21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무니시팔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 B조 조별리그 마지막 3차전에서 웨일스에 0-3으로 졌다.

웨일스는 조별리그 성적 2승1패(승점 6)를 기록하며 슬로바키아와 0-0으로 비긴 잉글랜드(1승2무·승점 5)를 제치고 B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러시아는 1무2패로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경기 후 슬러츠키 감독은 대회 홈페이지를 통해 “서포터스에게 사과한다. 경기 내용이 나빴다. 질 수밖에 없었다. 모든 것이 좋지 않았다”며 “이런 토너먼트 후에는 책임질 사람이 필요하다”고 자진 사퇴를 암시했다.

ESPN은 “슬러츠키 감독이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가장 먼저 감독을 바꿔야 한다. 러시아 축구협회가 이 문제에 대한 답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8월 파비오 카펠로 전 감독에 이어 러시아의 지휘봉을 잡은 슬러츠키 감독은 유로 2016에서의 부진으로 임기를 1년도 채우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러시아는 유로 2016에서 훌리건 난동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12일 러시아-잉글랜드전이 열린 마르세유 경기장에서는 러시아 팬들이 잉글랜드 응원단과 집단 난투극을 벌였다. 이로 인해 35명이 다쳤으며, 러시아인 3명이 프랑스 법원에서 최고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한 번 더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해당 팀의 유로 2016 실격을 논의할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훌리건은 멈추지 않았다. 잉글랜드와 러시아 훌리건들은 러시아가 슬로바키아에 1-2로 패하자 다시 충돌했다. 지난 19일에는 극우 성향의 전(全)러시아축구팬연합(VOB) 회장 알렉산드르 슈프리긴 등 20명이 러시아로 추방됐다.

유로 2016에서 러시아는 불명예만 남긴 채 짐을 싸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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