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기자의 전통시장 생생 탐방기 ④] 한양 3대 시장의 명성 이을까 ‘서울중앙시장’

2016-06-2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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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연찬모 인턴기자 =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는 더 이상 전통시장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수많은 대형마트들이 생겨났고 이들 모두 고객 유치를 위한 대규모 판촉활동과 확장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줄어드는 이용객 수를 늘리기 위한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이 곳곳에서 진행 중이지만, 지자체와 상인 간의 불협화음이 이어지는 곳도 많다. 서울시 중구 황학동에 위치한 서울중앙시장 역시 이 같은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상인들의 인심 좋은 웃음 뒤에는 왠지 모를 어두운 기색이 역력했다.

◆ 상인들 내모는 현대화 사업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서울 중구 황학동에 위치한 서울중앙시장. [사진=연찬모 인턴기자]


고개를 돌릴 때 마다 새로운 풍경들이 눈에 들어온다. 무더운 날씨에도 연신 호떡을 부치는 사람들과 장어를 굽는 사람들. 다른 한 켠에선 큼지막한 고깃덩이를 손질하고 채소를 다듬는 손길이 분주하다.
지난 10일 찾은 서울중앙시장의 모습은 여느 재래시장과 별반 다를 바 없어 보였다. 하지만 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한때 한양 3대 시장으로 불릴 만큼 커다란 규모를 자랑했다는 한 상인의 말을 머릿속에서 되뇌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지금 이름 있는 시장들 전부 예전에는 명함도 못 내밀었어. 서울에 있는 시장이라고 하면 중앙시장, 남대문 시장, 동대문 시장 딱 3군데만 알면 됐지. 역사가 깊은 만큼 많은 일들도 있었지만 지금은 다 옛날이야기일 뿐이야.”(상인 조현태씨)

지난 1962년 개설된 이곳은 1946년 당시 성동시장으로 불리며, 서울에서 소비되는 미곡과 채소의 70%가 거래된 서울 최대 도매시장 중 하나다. 현재에는 중앙통, 닭(해물)부, 돈부산물(정육)부, 미곡부, 가구부, 포목부, 청과부, 식자재부, 보리밥부 등 총 9개 구역으로 조성돼 있으며 600여개 상점 중 약 60% 이상이 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중앙시장 지하에 위치한 신당창작아케이드를 비롯해 인근에는 떡볶이 타운, 곱창거리, 만물시장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자리해 있지만 점차 줄어드는 방문객들을 잡기에는 역부족인 듯했다.

미곡상을 운영하는 김종연(57)씨는 "하루에도 수천명의 방문객이 오고 갈 정도로 시장 규모가 컸던 만큼 빈자리가 크게 느껴진다"며 "갈수록 시장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줄어드는데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고 호소했다.
 

중앙시장 내부 전경[사진=연찬모 인턴기자]


상인들의 고민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이 상인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으려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에 따르면 관할 지자체인 서울 중구청 측은 시설 현대화 사업을 위해 기존 점포와 노점의 크기 및 위치에 제한을 두겠다는 계획이다.

중앙통로 양 끝에 위치한 점포·노점들의 면적과 높이를 동일화하고 노점만을 운영 중인 일부 상인들은 중앙으로 이끄는 등 환경개선 사업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이를 통해 시장 통행로를 확대하고 미관을 개선해 방문객 유치에 중점을 둔다는 입장이지만 상인들의 반발은 거세기만 하다.

포목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말로는 방문객들을 증가시켜 시장 발전에 나서겠다지만 사업이 진행되면 정작 상인들은 갈 곳을 잃게 된다”며 “전통시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내세우고 있는 지자체가 오히려 시장의 근간인 상인들의 자리를 뺏고 있다”고 토로했다.

점포 및 노점의 규격화로 인한 축소 운영뿐만 아니라 몇몇 상점들은 수십 년간 지켜온 자리를 내어주는 상황에까지 이를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의견이다. 특히 해당 지자체에서는 각 상점들이 일정 주기마다 자리를 옮기며 장사한다는 내용 등의 비효율적인 방안들만 제시하고 있어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순오 중앙시장 상인연합회 회장은 “오랜 전통을 지닌 우리 시장이 최근 몇 년간 어려움을 겪고 있어 굉장히 안타깝다”며 “연합회 차원에서도 방문객 유치를 위한 별도의 방안 모색에 나서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자체와 상인 간의 갈등을 해소하고 시장 발전이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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