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장일치 MVP’ 스테판 커리(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자존심을 구겼다. 특히 경기 막판 승부처에서 2013년 이후 3년 만에 6반칙 퇴장을 당하며 경기장을 떠났다.
클리블랜드는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 주 클리브랜드 퀵큰 론즈 아레나에서 열린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의 2015-16 NBA 파이널 6차전 홈경기에서 115-101로 대승을 거뒀다.
1승3패로 몰렸던 클리블랜드는 안방에서 극적인 2연승을 챙기며 시리즈 3승3패로 승부를 원점을 만들었다. 이제 NBA 파이널 챔피언 트로피는 7차전에서 주인이 가려지게 됐다.
제임스가 달라진 건 게임 플랜이다. 5차전부터 외곽슛과 1대1 공격에 의존하지 않았다. 203cm, 113kg의 엄청난 피지컬을 무기로 포스트 공략을 공격 1옵션으로 택했다. 상대 수비가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몸이 풀리면 외곽슛을 시도해 결정적 순간마다 림을 통과시켰다. 3점슛도 6개 중 3개를 성공시켰다.
전반에 14점만 기록하며 경기를 조율한 제임스는 후반에 27점을 집중시켰다. 마지막 4쿼터에는 시작과 함께 연속 10점을 올리는 등 17점을 몰아넣어 골든스테이트의 거센 추격을 따돌렸다.
특히 공격력이 떨어지는 센터 트리스탄 톰슨에게 절묘한 패스를 연결해 15점을 선물했다. 경기 막판 두 차례 연속 앨리웁 패스는 일품이었다. J,R. 스미스의 외곽 오픈 3점슛 찬스를 만든 것도 제임스였다.
제임스는 4쿼터 커리를 코트 밖으로 내보낸 결정적 역할도 했다. 커리는 제임스를 앞에 두고 돌파를 시도한 뒤 페이크 이후 레이업을 했다. 그러나 제임스는 가만히 지켜본 뒤 왼손 블록슛으로 제압했다. 이후 커리의 슛을 비웃듯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후 흔들린 커리는 87-99로 뒤진 종료 4분22초를 남기고 제임스를 수비하는 과정에서 6반칙 퇴장을 당했다. 심판 판정에 거세게 항의를 하다가 테크니컬 파울까지 받고 코트를 떠났다. 이날 커리는 3점슛 6개를 포함해 30점을 기록했다.
제임스는 NBA 파이널 무대에서 작아지는 왕이었다. 지난 시즌에도 골든스테이트에 파이널 왕좌를 내줬다. 그러나 5, 6차전 자신의 존재 가치를 입증시켰다.
NBA 역사상 파이널에서 시리즈 1승3패로 몰린 경우는 32차례 있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시리즈를 뒤지던 팀이 파이널 챔피언에 등극한 사례는 없었다. 제임스가 역사를 새로 쓸 수 있을까.
NBA 파이널 7차전은 20일 골든스테이트의 홈구장인 오라클 아레나에서 열린다. 제임스가 설욕할 수 있는 마지막 무대. 하지만 커리의 골든스테이트는 홈에서 그 어느 팀보다 강했다. 제임스에 자극을 받은 커리도 독기가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