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개헌은 의지의 문제…매듭지을 때 됐다"

2016-06-16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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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회의장이 16일 오전 국회 접견실에서 의장 취임 후 열린 첫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

 
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정세균 국회의장이 연일 개헌론을 띄우며 마중물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 

정 의장이 개원사에서 개헌을 주장한 이후 백가쟁명식 논의가 쏟아지는 가운데 정치권의 개헌 추진 움직임이 동력을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개헌 시기와 내용, 구체적인 방법론 등 각론을 두고 여야의 의견차가 커 현실화까지는 난관이 많다.

정 의장은 16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대 국회에서 이 문제가 매듭지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력한 개헌 의지를 드러냈다.

정 의장은 권력구조 개편만 바꾸는 '원포인트 개헌'이 아닌, 지난 30년의 사회 변화를 반영해 국민의 기본권 조항을 손질하는 '포괄적 개헌'을 시사했다. 그는 "지금까지 개헌 논의가 지지부진했던 이유는 권력의 관점에서만 유불리를 따져왔기 때문"이라며 "그런 좁은 시야를 벗어나 지난 30년간 우리 사회의 다양한 변화의 흐름들을 수용하고, 앞으로 대한민국이 나아갈 방향을 담아내는 개헌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 의장은 개헌 시기와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선 "제 개인 의견을 말씀드리는 것은 자제하려고 한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그는 "어떤 분은 빨리 해치우자, 대선 전에 해치우자고 하고 어떤 분은 대선 과정에서 충분히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새 정부 초기에 선출된 대통령이 직접 추진하자고 한다"며 "시기 특정은 어렵지만 20대 국회 전반기에 했으면 좋겠다는 게 희망"이라고만 했다. 

정 의장은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 내정자가 전날 제안한 '4월 개헌 국민투표'와 관련해서도 신중론을 펴며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가장 중요하고 각 정파가 여기에 공감하고 합의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노력할 때만이 (개헌)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개헌에 정치권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그동안 개헌 움직임이 있었지만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번번이 무산된 경험이 있는 만큼 충분한 공론 절차를 밟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개헌 논의 출발부터 시기나 방식을 특정하지 않고 열어둬야 여야가 이 문제를 논의 테이블에 본격적으로 올릴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가 "제 생각을 실천하려는 것이 아니다", "국민적 공감대를 얻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 "여야가 잘 협의해 좋은 방안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거듭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개헌을 추진할 국회 내 특위 구성에 대해선 "정당과 사전 논의하고 공감대를 만들어가는 게 오히려 시간을 절약하는 방법"이라며 긍정적인 뜻을 피력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16일 오전 국회 접견실에서 의장 취임 후 열린 첫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


이날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지금이 개헌 논의의 적기다. 국민투표 등 100일 이상 걸리는 점을 볼 때 개헌논의는 '조조익선'(早早益善·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국회부의장인 박주선 국민의당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대선을 이 개정된 헌법 체제 하에서 치르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개헌론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여권에선 개헌론에 부정적인 기류도 감지됐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국민은 지금 경제 살리기, 청년 일자리, 먹고 사는 문제, 고단한 삶의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개헌 논의가 여러 현안 의제들보다 우선순위가 될 경우 과연 국민적 동의와 추동력을 담보받을 수 있겠나"라며 '개헌 블랙홀'론을 제기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의 블랙홀이 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도 정치권의 개헌 논의에 최대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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