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우리에게도 광명한 천지는 왔다. 수동적 무역, 독점적 무역, 착취적 무역 시대는 물러 가고 자동적이며 우호적이요 자국 경제적 무역시대가 왔다···이에 우리는 무역의 진흥에 각각 경험과 지식과 열의를 경주하야 신국가간설의 일부면을 담당하려는 바이다.”
1946년 7월 31일 오후 2시 서울 을지로 입구 조선식산은행 별관에 소재한 조선상공회의소 회의실. 목당(牧堂) 이활을 포함한 43명의 재계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한국무역협회(이하 무협) 창립총회였다. 이날 총회에서 참석자들은 위와 같은 내용의 창립취지서를 제창하고 무협의 탄생을 알렸다. 또한 초대 회장에 김도연 선생, 상무이사에 목당 등 임원들을 선임했다. 무협 설립에 참여한 전체 인원수는 105명. 무협은 이들 105명의 무역인들이 무역 강국으로 성장한 한국의 앞날을 내다본 선각자였다며, 그들의 뜻을 기리고 있다.
1945년 8.15 광복 직후의 정치·경제·사회적 혼란 속에 일본·중국과의 밀무역이 성행하고 있어 무역업계의 질서를 바로잡고 지도할 기관이 필요했다. 또한 무역제도와 수출입 절차 등에 무역업계 의견을 반영할 필요도 있었다. 이런 배경과 목적으로 무협이 설립됐다.
무협은 무역업계의 의견을 수렴 및 조정하고 무역진흥에 필요한 제반사업을 수행함으로써 무역업계의 권익을 옹호하는 한편, 궁극적으로는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목표를 실천하고 있다. 경제 4단체 하나로 위상을 굳건히 하고 있는 무협은 회원사 수가 7만 2000여개에 달하며, 국내 12개, 해외 10개의 지부를 운용하고 있다.
주요업무는 무역업계의 애로타개, 해외시장 개척, 전문전시회 개최, 민간통상협력, 무역관련 조사연구 및 정보제공, 무역기금 지원, 무역전문인력 양성, 전자무역 인프라(u-Trade Hub) 확충, 수출입 물류개선 및 하주권익 옹호 등 무역증진을 위한 제반 사업을 수행한다.
기구는 회장, 부회장, 상임감사, 전무이사 아래에 경영관리본부, 무역정책지원본부, 국제사업본부, 회원지원본부, e-Biz지원본부와 무역인력양성 전문기관인 무역아카데미, 한국무역의 씽크탱크인 국제무역연구원, FTA종합지원센터 등 8개 본부가 있다.
또한 출자법인으로 전시컨벤션 전문기관인 코엑스(COEX), 전자무역추진기관인 한국무역정보통신(KTNET), 한국도심공항(CALT) 등이 있으며 출연기관으로 대한상사중재원, 산학협동재단, 한미경제협의회 등이 있다.
무협은 지난 70년 동안 정부의 무역정책 방향을 제시하며 수출 드라이브 및 자유무역 확대를 선도했으며, 코엑스와 무역센터, 전자무역, 무역아카데미 등 무역 인프라를 구축해 무역업체의 사업 성공을 지원했다. 이를 통해 한국의 연간 무역규모 1조 달러 달성을 견인했다.
하지만 70주년을 맞는 올해 무협은 기쁘기만 할 수 없다. 세계경기의 회복지연과 국제유가 하락,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세계무역이 10% 이상 축소되면서 우리 수출도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지난해 1조달러 달성에 실패했고, 그 여세가 지금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무협은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확대 △중소·중견 회원사 지원 토털 서비스 체제 확립 △무역인력 양성 및 중소·중견기업 연계를 통한 수출저변 확대 △정보통신기술(ICT) 및 사물인터넷(IoT) 기반 신산업의 수출산업화 △무역센터의 공익서비스와 사회공헌(CSR) 강화 △무역서비스 인프라 확충 등을 통해 우리 수출기업의 경쟁력 확대에 힘쓴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