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최근 유가상승의 배경에는 인도가 있다? 올해 초 20달러대까지 추락했던 유가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신흥국의 수요증가가 유가상승의 또다른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고 월스트리스저널(WSJ)이 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같은 신흥국들의 수요의 증가는 선진국들의 소비 정체를 상쇄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장 주목받고 있는 곳은 인도다. 최근 인도의 지속되는 수요증가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대를 유지할 수 있는 큰 요인 중 하나라고 WSJ는 지적했다.
IEA(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인도의 하루 석유 소비량은 435만 배럴로 최고조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10% 증가한 것이며, 증가세도 매우 가파르다.
올해 1분기 인도 석유 수요 증가세는 최근 4년래 처음으로 중국마저 앞질렀다. 이처럼 인도의 석유소비가 늘어난 것은 자동차 운전자의 증가 덕분이다. 인도 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1년간 휘발유와 경유의 소비가 각각 14.5%, 7.5% 늘었다.
경제발전을 최우선 과제로 놓고 있는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성장 정책이 수요증가의 배경이 됐다고 WSJ는 지적했다. 인도 경제는 정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1년간 7.6%가 성장했다. 인도 경제부처에서는 올해 성장률을 7%에서 7.75% 사이로 보고 있다.
경제성장률 통계의 정확성에 대해서는 언제나 의문이 제기 됐었지만, 자동차 수요는 분명히 늘고 있다. 인도에서는 지난 1년간 2400만대의 새로운 차량이 등록되었으며, 새로운 자가용 판매는 7.2% 상승했다고 인도 자동차생산협회 (Society of Indian Automobile Manufacturers)가 밝혔다.
물론 인도 말고 미국, 중국 등도 석유소비가 증가했다. 미국에서는 저유가가 계속되면서, 운전자들의 운전거리가 길어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올해 들어 미국에서의 하루 휘발유 소비량은 930만 배럴로 1.7%나 증가했다. 그러나 이같은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아직 미국의 소비량은 2005년도 수준에는 못미친다. 유럽과 일본의 수요 역시 아직은 회복되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은 경기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올해 수입이 12%나 증가했다. 인도와 중국 두 국가의 석유소비량은 1분기 전세계 수요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고 WSJ은 전했다. 그러나 중국의 경우 석유의 수입이 소비자들이 소비증가 때문이 아니라, 국가의 전략적인 석유비축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은 2020년까지는 5억 배럴의 원유 비축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최근 저유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중국정부가 수입량을 늘린 것이라고 일부 분석가들은 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