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역 정비공 사망] 박원순 "죄송합니다… 7월까지 진상 규명할 것" 대시민 사과

2016-06-07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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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피아' 원천 척결… 스크린도어 정비 등 외주화 직영도 검토

진상규명 위원장에 김지형 전 대법관… 삼성반도체 현안 해결

[박원순 서울시장]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일어난 19세 스크린도어 정비공의 사망사고와 관련해 박원순 서울시장이 대시민에 사과했다.

박원순 시장은 7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2층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인과 유가족을 비롯해 이 사고로 가슴 아파한 모든 시민에게 사과드린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박원순 시장은 "안전은 누구나 누려야 할 권리이고, 누구에게나 평등해야 한다. 앞으로 잘못된 특권과 관행은 반드시 바로 잡겠다"면서 위험조차 불평등·불공정한 현실을 꼬집었다. 향후 서울시 차원의 사고수습을 위한 방향과 과제를 밝혔다.

우선 사고경위 및 원인을 밝히기 위해 시민전문가들이 폭넓게 참여하는 민관합동 '진상규명위원회'를 꾸린다. 위원장에는 과거 9년 동안 계속됐던 삼성반도체 현안을 해결한 바 있는 김지형(60) 전 대법관이 맡는다.

위원회는 시민대표 5명, 노동‧청년‧지하철‧안전 등 각계 전문가 5명, 독립합의제 기관인 서울시 감사위원회 감사위원, 서울시의회 시의원 등을 포함한 총 15명 내외로 구성한다. 내달 말까지 활동을 벌여 그 결과를 시민들에게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시민 안전‧생명과 직결된 외주화의 장기적 직영 방안도 논의한다. 우선 서울메트로의 스크린도어 정비 용역업체인 ㈜은성PSD에 대해서 당초 자회사로 전환하려던 계획이 중단된다.

이에 박원순 시장은 "(은성PSD)직영전환을 포함해 원점에서 검토한다. 아울러 PSD의 안전관리 및 근무자들 작업조건과 보상체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메트로 24개역 스크린도어를 민간투자 방식으로 관리 중인 유진메트로컴은 직영을 적극 협의한다. 지하철 양공사의 전면적 외주 현황을 분석하는 한편 직영이나 자회사 등 업무별 가장 적합한 운영방안을 최단시일 내 갖춘다.

다른 모든 산하기관(투자․출연기관)의 외주사업도 살펴본다. 지하철 양공사 이외 나머지 18개 산하기관의 외주사업 실태를 1차 점검한 결과, SH공사와 시설공단 등 11개 산하기관에서 596개의 외주사업(2241명 투입)을 운영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SH공사의 경우 본사와 임대주택 경비 및 청소 업무를 주로 외주로 뒀다.

이른바 '메피아'(메트로+마피아)의 전관채용에 대해 원천적으로 철폐시킨다. 앞으로 체결될 계약뿐만 아니라 기존 민간위탁 중인 사업까지 포함, 서울메트로 퇴직자 채용을 의무화하는 계약서상 특혜 조항을 모두 없앤다.

공사 퇴직자와 신규 채용자간 불합리한 차등보수 체계를 전면 손질한다. 기술력과 경력 등에 근거한 객관·합리적 기준으로 보수체계를 재설계해 모든 직원에게 공통 적용할 방침이다.

지하철 안전시스템의 혁신 방안을 마련한다. 스크린도어 전수조사를 벌여 사고가 우려되는 곳의 전면적 보수 또는 교체를 꾀한다. 기존 ATS(수동운전) 시스템을 ATO(자동운전)로 조기에 바꾸고, 열차운행시스템은 스크린도어와 연동시킨다.

서울시는 장기적으로 이르면 올 7월과 10월에 각각 '지하철 안전종합대책', 10월 '중장기 안전과제 혁신대책'을 발표 예정이다. 단순히 지하철 안전을 넘어 청년·노동·비정규직·하도급 등 사회 각 분야의 구조적인 문제를 적극 발굴해 해법 모색에 나선다.

10월에 발표할 대책에는 △지하철 양공사 등 서울시 산하기관 전반의 외주 개선 △하도급 불공정 개선방안 등 내용이 포함될 전망이다. 특히 불공정한 하도급의 개선안은 더욱 면밀히 들여다본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그 동안의 관행과 당연시했던 것들을 버리고 '안전에서 1%가 100%다'란 마음으로 행동하겠다"며 다시 한 번 고인의 영면을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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