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19세 정비공을 죽음으로 내몬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의 뒤에 '메피아(메트로+마피아) 계약'이 실제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비정규직 인력이 끼니를 거르면서도 한달 100여 만원의 급여를 받는 동안, 상당수 정비 자격도 없는 서울메트로 퇴직자들은 불공정 계약에서 정규직과 400만원 안팎의 월급을 약속 받았다.
3일 각계 상황을 종합하면, 서울메트로는 외주업체 은성PSD와 지난해 5월 86억여 원(부가세 포함) 규모의 용역계약을 체결하면서 총 150명 직원 중 '메트로 기존 전적자 38명(청소 25명 별도)을 고용승계 조건'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사업예산에서 '전적자 노무비 및 복리후생비는 고정금액으로 반영할 것'을 덧붙였다.
이런 정황에서 메트로가 용역업체에 '갑질' 계약을 종용한 것은 최소한 10년 가량으로 추정된다. 이 동안에 은성PSD 이재범 대표를 포함한 서울메트로 주요 퇴직자들 40여 명은 임금·복지 등 각종 분야에서 특혜를 누린 셈이다. 같은 기간에 최근 스크린도어를 고치다 숨진 김모씨(19)를 비롯한 비정규직들은 제때 식사는 커녕 박봉과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다.
메피아가 장악한 승강장안전문 유지보수의 안전사고는 올해 초 서울메트로가 자체적으로 벌인 감사에서도 이미 예견됐다. 그렇지만 정작 자신들의 허물을 들추지는 못해 예고된 사고를 막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당시 감사실 보고서에는 "공사 출신의 전직 직원 등을 활용하고 평균 연력이 높아 업무와 대처 능력이 떨어지는 등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메피아가 지하철 승객과 정비업체 직원 안전을 담보로 '정년 챙기기'에 나섰지만 내부에서 이를 묵인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