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최근 전남 여수로 본사를 이전한 남해화학㈜ 새 대표이사 취임식이 돌연 연기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취임을 앞두고 임원 폭행 시비와 대표이사 내정자를 둘러싼 갖가지 네거티브성 주장들이 제기되면서 '자격논란'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박 대표이사 내정자는 지난달 초 공모와 이사회 의결을 거쳐 새 대표이사로 선임됐으며 남해화학은 지난달 31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사장 선임을 승인키로 했다가 돌연 연기했다.
이런 결정 배경에는 박 내정자의 돌출행동 때문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박 내정자는 지난달 25일 오후 6시께 여수의 한 식당에서 남해화학 전모(58) 부사장과 상임감사, 직원 배모씨 등 4명과 함께 상견례를 겸한 식사자리를 마련했다.
그러나 박 내정자는 이 자리에서 전 부사장과 말다툼 과정에서 각티슈로 부사장의 얼굴을 가격하고 유리 주전자로 위협하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참석한 인사는 "대표이사 내정자가 취임을 앞두고 사옥 신축, 업무용 차량 3대 제공, 사택 요리사 채용 등 너무나 무리한 요구들을 해왔다"며 "이날에도 '최근 농협이 전체적으로 어려워 대표가 요구한 내용은 승인이 어려울거 같다'고 말하자 갑자기 반말을 해 다툼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어 "부사장이 '초면에 왜 하대를 하느냐. 예의를 지켜 달라'고 말하자 내정자가 2분여 정도 고개를 숙이더니 갑자기 각티슈로 부사장의 얼굴을 가격했다"면서 "이후 밖에 나갔다 들어온 후 유리로 된 물주전자를 들고 상임감사와 부사장을 죽이겠다고 난동을 부리는 것을 함께 있던 직원이 뜯어말려 사태가 일단락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박 내정자는 남해화학 측에 특허분쟁 문제로 퇴사한 직원과 기능직 직원 등 2명을 본부장으로 승진 채용할 것과 업무용 차량 3대 제공, 사택 중,한식 요리사 채용, 사옥 신축 등 여러 문제로 부사장 측과 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박 내정자는 "남해화학이 어려운 상황에서 경영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경영계획을 세우는 등 노력하고 있고, 상장회사가 대표이사 마음대로 할 수 없는건데 왜 이렇게 음해하고 매도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사옥 문제는 오래된 건물의 비가 새는 등 신사옥이 필요하다는 보고를 받고 검토토록 한 것이며 차량도 바이어 등 외부 인사를 모시기위해서다"고 반박했다.
박 내정자는 "채용 문제는 역량 있는 사람을 영입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본사 이전으로 인해 사택에서 많은 행사 개최와 직원 복지차원에서 예전에 있었던 식당을 부활하려고 한 것이 곡해된 것 같다"며"폭행 시비에 대해서도 상견례 자리에서 분위기가 무르익자 '부사장'이라고 불렀는데 정색을 하며 훈계해 화를 주체 못하고 각티슈를 던졌었다"고 해명했다.
이 같은 논란에 농협중앙회는 최근 여수에 직원을 파견해 진상파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남해화학은 오는 9일 이사회를 열고 박 내정자의 거취를 결정할 예정이다.
남해화학은 농협중앙회가 51% 지분을 갖고 있다.
박 내정자는 순천고와 전남대를 거쳐 남해화학에서 28년을 근무하고, 조업 공장장으로 퇴직한 뒤 모 그룹 경영고문, 여수도시공사 사장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