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통 트인 현대상선, 채무재조정 마무리…해운동맹 재가입에 ‘올인’

2016-06-0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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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김봉철·이정주 기자 = 현대상선이 용선료 인하 협상과 사채권자 집회라는 두 관문을 사실상 통과한 가운데 마지막 남은 해운동맹 가입까지 성사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기존 현대상선이 속한 동맹인 ‘G6’의 하팍로이드(독일), MOL, NYK(이상 일본) 3개 선사는 현대상선이 경영정상화를 이루면 신규 동맹 가입에 동의하겠다는 의견을 서면이나 구두로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동맹 가입, 한진해운·K라인이 변수

체권단과 조건부 자율협약을 진행하고 있는 현대상선 측은 용선료와 채무재조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만큼 해운동맹 가입도 어렵지 않다고 보고 있다.

특히 윤학배 해양수산부 차관이 2일 열리는 해운동맹 G6 정례회의에 참석해 직접 지원에 나선다.

2M, CKHYE, G6, O3 등 총 4개였던 해운동맹은 내년 3월에 3개로 재편된다. 알파라이너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점유율 기준 2M은 27.7%, 오션은 26.1%, 디(THE) 얼라이언스는 16.8%가량 차지했다.

해운동맹 가입 여부는 소속 해운사들이 만장일치로 결정한다.

현대상선은 앞으로 CKHYE 소속 한진해운과 K라인(일본)의 동의만 얻어내면, 디 얼라이언스에 무리 없이 가입할 수 있다.

다만 투표 자체가 비공개이기 때문에 한진해운과 K라인은 입장 표명을 아끼고 있다.

현대상선은 그동안 교류를 통해 대만의 양밍사와는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시간이다. 디 얼라이언스에 가입하려면 당장 9월 말까지 합의를 이뤄야 한다. 독일의 하팍로이드와 아랍 에미리트의 USAC의 합병 이슈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G6 회의에서 결론이 나지 않더라도 가입들에게 현대상선의 경영정상화 가능성을 각인시켜야 하는 이유다.

◆현대상선, 1조원 이상 실탄 확보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현대상선은 사채권자 집회가 2일차인 이날 1743억원 규모의 채무재조정 안건도 무난히 통과시켰다.

현대상선은 이날 서울 연지동 현대그룹 본사에서 1743억원 공모사채에 대한 사채권자 집회를 열고 채무조정안에 동의를 구했다.

채권액의 50%는 출자전환하고 나머지는 2년간 상환을 유예한 뒤 3년간 분할 상환하는 채무조정안에 대한 동의를 구한다. 사채이율은 연 1%로 지급한다.

이 가운데 오전 11시에 진행된 186회차 신주인수권부사채(BW) 사채권자 집회는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아 일부 진통이 예상됐지만, 사채권자 100% 동의로 가결됐다.

전날 신협과 지역농협, 새마을금고 등 기관 투자자 비중이 높았던 집회 분위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집회에 참석한 한 개인투자자는 “용선료 협상도 긍정적으로 될 것 같고, 투자금액은 아쉽지만 어쩔 수 없이 동의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만기 연장안이 한 차례 부결된 바 있는 오후 3시 176-2회차 집회 역시 큰 무리 없이 통과됐다.

현대상선은 이로써 이틀 동안 총 5건의 사채권자 집회를 통해 전체 공모사채 8043억원에 대해 채무재조정을 성공했다.

현대상선은 전날 현대증권 매각대금 1조2427억원에서 대출금을 뺀 약 9000억원이 유입됐다. 여기에 △현정은 회장 일가의 사채출연 300억원 △부산신항만 지분매각 대금 800억원 △벌크전용선 매각 금액 1200억원을 합하면 1조원이 넘는 유동 자금을 확보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각 자산이 많은 현대상선이 상대적으로 운영자금이 부족한 한진해운보다 우위를 점하게 됐다”면서 “두 회사 모두 법정관리 얘기가 나왔을 때보다 상황이 훨씬 나아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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