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수연·백현철 기자 =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낮다보니 중대형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분양권도 98㎡(이하 전용면적 기준)의 경우가 중소형보다 웃돈이 두배 가량 붙었다."(동탄2신도시 호반베르디움3차 단지내 중개업소 사장)
85㎡(이하 전용면적 기준) 초과 중대형 아파트 분양권이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최근 수년간 중대형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적었던 데다, 주택 수요가 수도권 유망지역 신규 청약시장에 몰리면서 많게는 1억~2억원 가량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해 적은 차액으로 갈아타기가 가능한 점도 중대형 인기에 불을 붙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인기지역의 경우 실거래가보다 계약서에 거래 금액을 낮춰 쓰는 다운계약서가 다시 횡행하고 있다. 다운계약서는 시세차익이 클 때 집주인이 양도소득세를 낮추기 위한 방편으로 주로 사용된다.
반면 수요는 꾸준히 증가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서울·인천·경기도 중대형 아파트의 매매 거래량은 △2012년 2만4279건 △2013년 3만9502건 △2014년 4만9263건 △2015년 5만9495건 등으로 매년 상승 추세다. 올해는 지난 4월 기준 1만2227건이 거래됐다.
특히 분양권의 경우 중도금 대출 등의 규제를 받지 않아 실수요자들은 물론 투자자들의 타깃이 되고 있다. 지난해말부터 시중은행들의 중도금 집단대출과 여신 심사 강화 등 대출 규제에 들어가면서 수요가 주춤한 가운데서도 분양권 매매는 오리려 늘고 있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의 분양권 거래 내역을 보면 2018년 5월 입주 예정인 '힐스테이트 광교' 97㎡ 타입은 지난 2월 6억6500만원(11층)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는 분양가가 5억6000만원으로 1억원이 넘게 웃돈이 붙은 셈이다. 동탄2신도시에 오는 2017년 6월 입주 예정인 호반베르디움3차도 3억7520만원에 분양됐던 98㎡ 타입에 2000만원 가량의 웃돈이 붙어 지난 3월 3억9620원(18층)에 거래됐다. 인근의 A 중개업소 관계자는 "호반베르디움3차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낮게 측정되면서 85㎡ 이하 타입보다는 초과 타입이 더 인기가 높아 웃돈이 1000만원 정도 더 높게 붙었다"고 말했다.
위례신도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위례자이 101㎡ 타입이 6억8000만원대, 124㎡ 타입이 8억6000만원대로 분양됐지만 지난 5월 101㎡ 타입이 8억424만원(12층)에 거래됐고 124㎡타입 지난 4월 10억8524만원(1층)에 거래됐다. 각각 웃돈이 1억2000만원, 2억8000만원 가량이 붙은 셈이다. 면적이 클 수록 단위면적당 웃돈이 큰 것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박사는 "아파트 선호도 조사를 해보면 3~4인 가구가 살고 싶은 적정면적은 85㎡ 이상에서 135㎡이하로 나타난다"면서 "그동안 85㎡ 이하 소형 아파트 위주로 공급이 이뤄져서 중대형에 대한 희소성이 작용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수요가 몰리면서 집주인들이 수억원 가량 시세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줄이기 위해 다운계약서 작성을 강요한다는 점이다. 분양권의 경우 계약후 1년 미만은 양도차익의 50%, 2년 미만은 40%를 양도세로 납부해야 한다. 또 일부 유망 단지에선 청약 당첨자가 발표되는 모델하우스에 떴다방 중개업소들이 심야에 모여 이른바 분양권 야(夜)시장'이 열리기도 했다.
김종필 세무사는 "보통 1억원 이상 웃돈이 붙는 지역에서 양도세 등 세금을 아끼기 위해 다운계약서를 작성한다"면서 "불법이 적발되면 매도·매수자에게 과태료가 부과되고 나중에 세금 감면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