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 부작용 호소 민원 접수하고도 무시한 정황 포착

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의 최대 가해업체인 옥시레킷벤키저(옥시, 현 RB코리아)가 제품 판매 3개월 만에 부작용을 호소하는 소비자 민원을 접수하고도 이를 무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1일 사법당국에 따르면 옥시는 2000년 10월 독성 화학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을 원료로 한 가습기 살균제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 주원료는 1996년 출시 당시엔 ‘프리벤톨 R80’이었으나 가습기 분출구에 하얀 가루가 생긴다는 소비자 민원을 해결하고자 PHMG로 대체했다. 대체하는 데는 PHMG 중간 판매상인 CDI의 추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주원료를 대체한 지 3개월 이후부터였다. 당시 옥시 선임연구원 최모(47, 구속)씨는 2001년 1월 17일쯤 ‘머리가 아프다’는 최초 부작용 민원을 접수했다. 최씨는 이를 CDI에 전달하고 제품 유해성과 관련한 상담까지 받았지만 회사 측은 어떠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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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도 옥시 인터넷 홈페이지나 고객상담센터에 ‘호흡 곤란’ ‘가슴 통증’ 등의 부작용 민원이 여러 차례 접수됐다. 하지만 최씨의 직속 상관이였던 김모(56) 전 연구소장과 신현우(68, 구속) 전 대표는 이러한 사실을 무시했다.

정부가 집계한 폐 손상 사상자 현황에 따르면, 옥시 제품 사용자는 사망자 73명을 포함해 181명의 피해를 낳았다.

앞서 지난달 31일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업무상 과실치사 및 과실치상,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신 전 대표와 옥시 전 연구소장 김씨, 선임연구원 최모씨 등 3명을 구속 기소했다.

아울러 검찰은 옥시와 버터플라이이펙트 등 2곳을 허위광고 등의 행위에 따라 법정 최고형인 벌금 1억5000만원에 각각 약식 기소했다. 검찰은 이러한 광고 행위가 단순 허위·과장 광고 수준을 넘은 것으로 판단, 향후 사기죄를 추가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옥시의 유해성 실험보고서 조작 의혹이 제기된 유모(61) 호서대 교수를 1일 오전 9시 30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