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성공신화' 쓴 식품업체③ CJ푸드빌 뚜레쥬르, 중국서 '빵' 터진 사연

2016-06-0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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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한국성점 비스트로에서 식사 중인 외국인들[사진=CJ푸드빌 제공]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지난 2014년 4월 중국 베이징에 오픈한 프리미엄 매장 '뚜레쥬르 브랑제리 & 비스트로'에는 중국 현지 사람들로 400㎡(약 121평) 규모의 매장이 꽉 찼다.

이 매장은 CJ푸드빌이 그동안 베이커리, 카페,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쌓은 역량을 집결해 높은 품질과 서비스를 뚜레쥬르 프리미엄에 모두 담았다. 때문에 우리나라 프리미엄 매장보다도 가격이 15% 높지만, 중국 현지인들은 지갑을 여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중국 현지화를 위해 하얀 빵 안에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단팥을 듬뿍 넣은 '왕징빵'과 빵에 분쇄한 고깃가루를 얹은 정통 스타일의 '육송빵'을 담기 위해 여기저기서 집게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제빵업계에서 중국 시장은 '글로벌 베이커리 브랜드의 무덤'으로까지 불린다. '빵 좀 만든다'는 프랑스 유명 베이커리 브랜드 폴(PAUL)과 포숑(FAUCHON)도 이 나라에선 맥을 못 췄다. 이들 업체는 상하이와 베이징에 공격적으로 진출했다가 몇 년을 버티지 못하고 조용히 문을 닫아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국내 베이커리 업계 2위인 CJ푸드빌 뚜레쥬르가 해외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했다.

한국에서 CJ푸드빌 뚜레쥬르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이 3년간 연장되면서 사실상 국내에서의 성장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해외에서도 수익성 악화가 계속되면서 힘든 순간이 있었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중국 현지 투자 벌여 성공신화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뚜레쥬르 광저우 2호, 중국 100호점인 강남서점[사진=CJ푸드빌 제공]


뚜레쥬르는 지난 1월 중국 광저우에 중국 내 100호점을 오픈했다. 4월 말 기준으로 중국에서만 10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광저우를 포함해 베이징·상하이·톈진·웨이하이·쑤저우 등 6개 주요 도시에 직영 매장을 운영 중이다. 쓰촨·허난·산시(山西)·산시(陝西)·푸젠성·저장성·산둥성 및 신장위구르자치구 등 11개의 성(省) 및 자치구에서 마스터 프랜차이즈(MF)를 맺어 고속 성장하고 있다. 국내 베이커리 브랜드 중 중국 내 최다(最多) 지역 진출인 셈이다.

CJ푸드빌이 중국 시장에 제대로 안착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한국 제품의 즉시 세계화'다. 한류열풍이 뜨겁게 불고 있는 중국에서는 한국 가수뿐 아니라 한국 문화 자체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상황에서 한국 제품의 인기는 실시간으로 바로 유입된다. 

이에 뚜레쥬르를 프리미엄 베이커리로 포지셔닝하고, 한국의 신제품을 거의 동시간에 출시했다. 시리즈 제품 출시에도 중국에서는 1~2주 뒤 바로 선보일 수 있는 노력으로 전체 제품의 70%가량을 한국과 동일한 제품으로 채웠다.

게다가 지역적 특수성을 고려, 메뉴에 차별화를 줬다. 베이징 등 맵고 짠맛을 좋아하는 북쪽 지역에는 빵 위에 다진 고기를 얹은 '육송빵'을 내놨다. 반면 단 맛을 좋아하는 광저우 등 남쪽 지역에는 소라 모양의 바삭한 페이스트리 안에 우유 맛, 블루베리 맛, 망고 맛 등의 크림을 듬뿍 채운 '크림 코르네'를 선보여 단숨에 인기를 얻었다.

그렇다고 CJ푸드빌이 쉬운 길만 걷고 있는 것은 아니다.

CJ푸드빌은 해외에 뚜레쥬르와 비비고, 투썸플레이스 등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손익을 따져보면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CJ푸드빌은 연결기준 4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매출은 1조3000억원으로 전년대비 9%가량 늘었지만, 당기순손실은 218억원이었다. 4년째 만성적자다.

그런데도 CJ푸드빌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다.

정문목 CJ푸드빌 대표는 지난 4월 "CJ푸드빌이 해외 사업을 5년만 하려고 나간 건 아니다"라며 "지금 당장은 사업 초기라 투자금이 많아 적자를 냈지만 10년, 20년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하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을 할 예정"이라고 자신했다. 회사 측은 국내 사업은 올해, 글로벌이 사업은 수년 내 흑자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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