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다른 것은 KT 홍보실에선 이날 행사를 위해 약 3주전부터 기자들에게 알리고 제대로 준비를 해온 반면 미래부는 사흘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야구장 프레스 투어를 마련했다는 것입니다. 공교롭게도 최양희 장관이 찾은 야구장이 프로야구 KT 홈구장이라, KT는 갑자기 2개의 중요한 행사를 치뤄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최 장관은 이에 앞서 전날인 26일에도 기자들과의 출입기자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M&A건’이란 큰 이슈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론 소통 차원의 간담회로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 때문에 최 장관의 기자단 야구장 초청행사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습니다. 이에 따라 의문형이 붙습니다. 혹자는 최 장관이 지난 총선을 앞두고 출마설이 돌았던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는 점, 기자들 앞에서 “끝까지 장관직을 수행하겠다”고 말했지만 총선패배 이후 교체설이 나돌고 있다는 점을 의식하고 있다는 얘기도 돕니다.
돌출 행보도 이런 부부을 뒷받침 합니다. 앞선 간담회에서 최 장관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건에서 '공정위가 조속히 결정해주길 바란다'는 언급을 하며 미래부는 (공정위서) 통보가 오는데로 신속하게 처리 가능하도록 준비를 착실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6개월째 지지부진한 정부 심사가 공정위에 그 원죄가 있다는 에둘러 표현한 것입니다.
최 장관의 이같은 행보에 겉으론 내색하지 않아도 KT만 속앓이를 한 듯합니다. 최 장관이 KT 야구장을 찾으면서, KT스포츠 사장과 KT그룹 대관 담당 부사장은 잡혀진 일정을 뒤로 하고 부랴부랴 수원으로 달려 가야만 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북한산 등반에는 참석 기자들이 거의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날 최소한 기자들이나 KT홍보실 직원들은 중간에서 양쪽을 다 봐야하는 가시방석같은 자리였을 겁니다.
물론 양쪽 모두 행사를 진행하는 것에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최 장관의 소통을 위한 광폭 행보가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 어느때 보다 분주한 금요일을 보낸 KT였지만 수장인 황창규 회장은 어찌된 일인지 얼굴을 비추지 않아 궁금증을 높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