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글로벌 조선경기 불황 속에서 중국 정부가 최대 국유 조선사인 중국선박중공업집단(중선중공·CSIC)에 대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다.
중국은 현재 창장(長江)을 기준으로 북방을 관장하는 중선중공과 남방을 관장하는 중국선박공업집단(중선집단 CSSC)을 중심으로 조선업을 육성하고 있다. 이중 한 곳인 중선중공이 산하 조선소 6곳을 3곳으로 통합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 규모만 1500억 위안(약 27조원)으로 이는 중국 국유조선사 구조조정 역사상 최대 규모라고 현지 경제매체인 차이신(財新)이 22일 보도했다.
통합 후에도 각 조선소는 어느 정도 독립성을 유지하게 된다. 또 아무 선박이나 무차별하게 수주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각 조선소별로 전문성을 특화시켜 분업화해 운영된다.
보하이선박중공은 수에즈막스급 유조선·정유운반선·뉴캐슬막스급 벌크선 건조를, 다롄선박중공은 케이프사이즈 벌크선·대형컨테이너선박·초대형 유조선(VLCC)의 건조를 주로 맡는다.
또 베이하이선박중공은 케이프사이즈 벌크선·초대형 철광석 운반선(VLOC)을, 칭다오우촨중공은 캄사르막스급 벌크선만 집중적으로 만든다. 이밖에 신강선박중공은 핸디사이즈·울트라막스급 벌크선을, 산하이관선박중공은 핸디사이즈 벌크선·시멘트운반선·목축운반선을 집중 건조할 예정이다.
중선중공의 이번 내부 구조조정은 일본의 1970년대 조선업 구조조정 모델을 참고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70년대 오일쇼크 이후 전 세계 조선시장이 침체됐을 때 세계 최대 조선국이었던 일본은 자국 조선업을 살리기 위해 ‘조선계획’이라는 정책을 추진했다. 정부 주도로 국내 조선사에 대해 인수합병을 실시, 전국 수십 개 조선사를 8곳으로 통합하고, 각 조선소마다 경쟁력 있는 분야를 집중 육성해 생산효율성을 높였던 전례가 있다.
영국의 해운 전문지 로이즈리스트는 각 조선소를 분업화하면 생산 효율성은 높아질 수 있지만 수주하는 데 있어서 탄력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각 조선소 효율성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선 전체 그룹 차원에서 세밀한 순익분배가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