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이후 지금까지 160여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국민 배우로 대중들의 신뢰를 한몸에 받고 있는 안성기, 다양한 작품을 통해 새로운 인물을 연기하며 안주하지 않았던 그가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강렬하고 파격적인 변신에 도전한다.
우연히 발견된 금을 독차지하기 위해 오르지 말아야 할 산에 오른 엽사들과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봐버린 사냥꾼 기성의 목숨을 건 16시간 동안의 추격을 그린 영화 '사냥'에서 안성기는 수년 전 발생한 탄광 붕괴 사고의 유일한 생존자로 사고 이후 죄책감과 악몽에 시달리며 비정상적으로 산에 집착하는 사냥꾼 기성 역을 맡았다. 젠틀한 신사의 대명사로 불리던 그가 백발의 머리를 질끈 묶고 엽총을 둘러맨 채 온 산을 제집처럼 누비는 모습은 압도적이다.
제작진이 "'사냥'의 기획 자체가 과거의 트라우마를 가진 기성이라는 인물로부터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캐릭터가 가진 아우라와 액션을 소화할 수 있는 배우는 대한민국에서 안성기가 유일무이했다"고 전할 만큼 안성기는 깊은 트라우마를 가진 인물의 섬세한 감정부터 생존을 위한 액션까지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안성기는 본격적인 촬영에 앞서 체력 훈련과 사격 연습에 매진하며 거친 산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사냥꾼 기성 캐릭터에 가까워지고자 하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특히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조진웅이 “안성기 선배님은 절대 지치지 않으신다. 감독님이 추격신을 한 번 더 찍자고 하면 지친 우리와 달리 벌써 뛸 준비를 하고 계시더라. 정말 대단했다”고 혀를 내두를 만큼 젊은 배우들에게 지지 않는 기량을 발휘해 배우와 전 스태프를 깜짝 놀라게 했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