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2라운드가 열린 20일 인천 스카이72골프장 오션코스(파72). 첫날 허인회의 백을 메었던 캐디가 티오프 시각(오전 8시20분)이 가까워오는데도 나타나지 않았다. 지인 소개로 만난 캐디가 첫날 라운드 후 "볼 일이 있다"며 서울로 갔는데, 이날 아침 "일이 있어 좀 늦을 것같으니 몇 홀만 혼자 백을 메라"고 했다는 것.
허인회는 "그럴 바에야 오지 마라. 내가 혼자 메고 플레이하겠다."고 말하고 캐디없이 라운드하기로 했다. 무더운 날씨에 견디기 위해 클럽 수를 줄였다. 14개의 클럽 가운데 8개(드라이버, 3번우드, 유틸리티, 5·7·9번 아이언, 58도 웨지, 퍼터)만 백에 넣었다. 위험한 일이었으나 볼도 3개만 챙겨넣었다.
허인회는 “클럽 14개를 다 넣으면 무거워서 경기를 못할 것같아서 8개만 챙겼다”며 “그런데 전반을 돌고 나니 가방이 점점 더 무거워졌다”고 말했다.
인코스에서 출발한 허인회는 13번홀(파5)에서 더블보기를 하고 전반을 마쳤다. 가방이 무거워질법한 후반에 그는 스코어를 줄였다. 7번홀까지 버디 5개를 잡은데 이어 8번홀(파3)에서는 홀인원까지 기록했다. 허인회는 “홀까지 190∼200야드였는데 평소 그 거리에서는 6번아이언을 치지만, 그 클럽이 없어 5번아이언으로 쳤다”고 말했다.
이날 스코어는 5언더파 67타(29·38). 그는 “건성으로 친다는 말을 듣기 싫어서 정말 열심히 쳤다”고 덧붙였다.
그는 합계 2언더파 142타(75·67)로 오후 5시45분 현재 최경주(SK텔레콤) 등과 함께 10위권으로 도약했다.
맨몸으로 걷기에도 힘들 정도로 뙤약볕이 내려쬔 이날 허인회는 라운드를 마친 후 “정말 힘든 하루였다. 당장 캐디부터 구해야 한다.”고 발걸음을 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