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미국 재계가 차기 대통령으로 트럼프보다 힐러리를 선호하고 있다고 18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가 보도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나 다름없는 트럼프가 기존에 공화당 후보들이 전형적으로 추구하던 자유 무역, 적자 감축, 규제 철폐와는 정반대의 노선을 표방하면서 공화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이었던 미국 재계가 공화당에 등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들은 파퓰리즘 공약을 내세우며 대기업들을 맹공격하는 트럼프를 더 이상 지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힐러리에 대한 지지 반응 역시 미지근했는데, 트럼프에 대한 반감으로 그나마 나은 힐러리를 지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시스코, GE, 프록터앤갬블 등 대기업들이 속한 전미무역협회(NFTC) 빌 린치 회장은 힐러리를 지지하며, "그나마 덜 나쁜 후보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 버니 샌더스 민주당 경선후보에 대해서는 “끔찍하다”고 표현하며, “세 후보 중에서는 힐러리이 기업 이슈를 가장 잘 이해하고 가장 잘 들어주는 후보로 보인다. 기업들이 원하는 것은 소통할 수 있는 대통령”이라고 덧붙였다. 강한 고집으로 소통이 불가능할 것 같은 후보를 지지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그는 또한 “기업들이 원하는 또 다른 한가지는 예측가능성”이라고 말해, 예측 불가능한 행보를 보이는 트럼프는 낙제점임을 시사했다.
특히 재계는 트럼프가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우며 무역 협상을 폐기하고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해외로 생산기지를 이동하는 기업들에 불이익을 주겠다는 공약을 가장 우려했다.
미국 상공회의소의 톰 도노휴 소장은 트럼프의 이 같은 제안은 “어리석은 것”이라며, “트럼프의 대선 승리 여부는 알 수 없다. 만약 그가 대통령이 된다면 현실적으로 무역 이슈를 다뤄야 할 것이다. 미국 기업들은 하나 같이 그에 대해 걱정한다"고 전했다.
애플, 우버, 베스트바이가 속한 소비자기술협회(CTA)의 개리 샤피로 회장 역시 “재계 대다수는 힐러리의 능력과 경험을 토대로 힐러리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들은 미국 국내 경제에 대한 사업 의존도가 비교적 컸고, 민주당의 환경보호와 노동조합 문제를 걱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