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롯데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인 호텔롯데가 유가증권시장 상장으로 '일본 기업' 논란을 해소하고, 마련한 실탄을 통해 해외 면세점 및 명품 브랜드 인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이날 오후 이사회를 열어 기업공개(IPO) 계획안을 확정한다.
주간 증권사는 딜 로드쇼(Deal Roadshow·주식 등 자금조달을 위한 설명회)에서 수렴한 의견 및 수요 예측 등을 바탕으로 공모가를 확정하고, 공모주 청약을 거쳐 주식대금 납입을 완료한다.
롯데그룹은 이번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 기업'이라는 오명에서 탈피할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는 전체 호텔롯데 주식의 35%를 개인과 기관에게 내놓고 신주발행(25%)과 구주매출(10%) 방식으로 공모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과정을 통해 호텔롯데에 대한 일본계 주주의 지분율은 98%에서 65%까지 떨어질 수 있다.
일본 계열사들이 예전처럼 호텔롯데 경영을 좌지우지할 수 없다는 얘기다.
롯데는 이렇게 마련한 공모 자금을 통해 그룹 핵심 부문인 호텔·면세업 성장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호텔롯데의 구체적 공모가는 주당 9만~12만원 정도로, 공모 주식 수(기존 주식수 1억235만주×0.35) 등을 감안하면 6조원 안팎이다.
롯데는 이 가운데 약 2조원을 면세점의 인수합병(M&A) 자금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면세점이 호텔롯데의 매출과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만큼, 2조원 정도를 면세점 M&A와 해외진출에 배정할 예정"이라며 "실제 호주 면세점 등과 접촉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이 대형 M&A를 1~2건 성사시키면 듀프리(스위스·48억5천만유로)와 DFS그룹(미국·37억5천만유로)에 이은 세계 3위 순위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면세점은 직접적으로 해외 명품 업체를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명품 브랜드를 직접 계열사로 거느려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 인수·합병(M&A)의 필요성을 느껴 실행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조만간 검토 대상 업체 리스트를 작성하는 단계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