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人100言]권오준 “‘위대한 포스코’를 재창조 한다”

2016-05-15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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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의 기적을 이끌어낸 기업인들의 ‘이 한마디’ (84)

권오준 포스코 회장[사진=포스코 제공]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위대한 포스코를 재창조 하겠습니다.”

2014년 3월 14일, 포스코 포항 본사 대회의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권오준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새 비전 ‘POSCO the Great’를 제시하며 이같이 말했다.
권 회장은 “글로벌 철강시장이 심각한 공급과잉을 겪으면서 포스코가 자랑하는 경쟁우위를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아졌다.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철강 경쟁력을 높이고 재무와 조직 구조를 쇄신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철강사로 거듭나가는 것이 급선무다”고 강조했다.

포스코는 한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오너가 아닌 전문경영인 체제로 성장한 기업이다. 조강 생산량 기준 세계 6위인 포스코는 글로벌 철강 전문 분석기관인 WSD(World Steel Dynamics)가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World-Class Steelmaker Rankings)’에 8년 연속 1위에 올랐다.

그러나 권 회장이 취임할 무렵 포스코는 단기간 내에 수익을 보장하지 못한 비철강 부문 사업 확장으로 인해 부작용을 앓고 있었고, 국내는 물론 중국, 일본, 러시아 철강업체들의 강력한 견제로 철강부문의 수익성도 둔화됐다. 신용등급은 떨어지고, 주가는 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국민기업으로서 국민의 사랑을 받아오며 성장한 포스코가 국민에게 외면 받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자 포스코맨들의 사기는 크게 꺾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창사 이래 처음으로 고로 가동을 중단했을 때보다 더 큰 위기 상황이 전개됐다.

취임사를 직접 작성하며 권 회장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현재 우리 포스코에, 우리 임직원에게 ‘조국 근대화’와 ‘제철보국’의 신념으로 불타던 사명감과 열정은 남아 있는가? ‘자원은 유한, 창의는 무한’이라는 도전의식은 이어지고 있는가? 개인보다 회사와 나라를 앞세우던 선공후사의 희생정신은 살아 있는가?’

권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우리 모두 일류라는 자만과 허울을 벗어 던지고 다시 출발선에 서야 한다”며 ‘POSCO the Great’를 내놓았다. “‘POSCO the Great’는 창조경영, 화목경영, 일류경영을 통해 국가경제 발전에 지속적으로 기여하고 국민에게 사랑받는 기업을 말한다. ‘POSCO the Great’는 영원한 신소재인 철을 기반으로 신성장동력을 육성하여 끊임없이 새로운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세계인으로부터 존경받는 기업, 포스코를 실현하는 것이다.”

권 회장은 포스코에 퍼져 있는 병을 치료하기 위해 직접 수술용 칼을 들었다. 전체 사업구조를 철강을 중심으로 소재·에너지·인프라·트레이딩 등 4대 도메인으로 재편하고, 부실 국내 계열사는 단계별 구조조정을 통해 대폭 줄여나가고는 한편, 해외사업도 획기적으로 줄여나가고 있다. ‘망한다’는 말을 몰랐던 포스코에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계열사가 부도를 냈다. 전체 임원 수를 상당수 줄이고 조직을 단순화해 빠른 의사소통이 가능토록 했다. 구조조정을 상시화해 비대해진 포스코를 뛰는 포스코로 바꾸고 있다.

고통의 연속이지만, 권 회장은 자신의 임기 3년 안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위대한 포스코 실현은 불가능하다며 그 짐을 스스로 안고 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임직원들에게 “우리 각자가 쇄신의 주체라 생각하고 임직원 모두가 기꺼이 희생하고 고통을 감내함으로써 쇄신을 반드시 성공시켜나가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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