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이탈리아에서 동성 간 결합이 10여 년만에 최종 허용됐다고 로이터 등 외신이 11일(현지시간) 전했다.
이탈리아 하원은 11일(현지시간) 동성 커플에게 합법적 권한을 보장하는 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372표, 반대 51표, 기권 99표로 가결했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는 유럽연합(EU) 회원국 28개국 가운데 마지막으로 동성 간 결합을 허용하는 국가에 합류했다.
동성 간 결합은 배우자로서의 권리와 법적인 이익(상속, 입양, 양육 등)을 혼인 관계에 준해 보장하는 제도다. 당초 이 법안의 원안에는 동성 커플의 입양권을 보장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으나 가톨릭 단체 등의 반대에 막혀 상원 입법 과정에서 해당 조항이 삭제됐다.
렌치 총리는 앞서 하원에서의 최종 입법 표결을 앞두고 동성 결합에 반대하는 야당이 이 법안에 수정안을 내놓는 것을 막기 위해 신임투표라는 전략적 승부수를 던졌다. 이탈리아에서는 하원 토의 과정에서 수정 조항이 제출된 법안은 다시 상원으로 넘겨져 추가 승인을 거쳐야 한다.
이탈리아에서는 지난 2007년부터 동성 간 결합을 인정하는 법안이 제기됐었다. 로마노 프로디 총리가 이끌던 2007년 당시 이번 법안보다 수위가 낮은 내용을 통과시키려 했으나 종교자 등 반대 세력에 밀려 법안 통과에 실패했다. 이듬해에는 프로디 정부가 실각하는 빌미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