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공급측개혁, 서양의 공급개혁과는 다르다"

2016-05-11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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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한 부채축소와 구조조정 박차가할 신호로 해석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신화통신]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우리가 추구하는 공급측개혁은 서방세계의 공급개혁과는 다르다"고 지적한 발언이 뒤늦게 공개됐다.

인민일보는 10일자 2면 전체와 3면 대부분을 할애해 시 주석이 지난 1월 성부급(省部級·장차관급) 고위간부를 대상으로 한 강연 내용을 실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1일 전했다.

시 주석은 강연에서 "중국 내 문제는 수요 부족이 아니다"라며 "수요가 변했지만, 공급은 그것에 맞게 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공급이 수요에 부응하지 못하는 사례로 중국 소비자가 전기밥솥과 화장실 비데, 분유 등 일상용품을 해외에서 구매하는 현상을 꼽았다. 시 주석은 중국이 내수 부양에 의존해 과잉설비 등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공급 개혁이 설비와 재고, 부채, 비용 감축, 약한고리의 강화 등을 통해 시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 주석은 "일부 간부가 공급 측면 개혁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해 다시 거론할 필요가 있다"고 강연 이유를 소개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가 말하는 공급 측면 구조적 개혁은 서방의 공급 (개혁 중시) 학파와 다르다"며 "일부가 자체 해석을 이용해 신자유주의를 퍼뜨리는 것을 막아야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공급 측면 개혁이 세수나 세율 문제 이상이라며 혁신과 번영, 복지를 추구하는 여러가지 구조적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급 측면 구조적 개혁 중 '구조적'이라는 단어가 매우 중요하다"며 "공급 측면 개혁으로 간단하게 줄여서 말할수는 있지만, '구조적'이라는 단어를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는 시 주석이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나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의 공급 개혁 정책과 분명한 선을 그었다는 평가다.

인민일보는 이에 앞서 9일자 지면에 익명의 '권위 있는 인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부채에 기댄 성장을 반대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인사는 인민일보 1면 가운데 3분의 1과 2면 전면을 할애한 인터뷰 기사에서 "늘어나는 불량자산을 처리하는 것을 미루거나 숨기기보다는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인민일보가 종종 게재하는 '권위있는 인사와의 인터뷰' 상대방은 장관급, 혹은 부총리급일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 인터뷰가 실린 다음날 시 주석의 지난 1월 강연록이 실린 것은, 중국 지도부가 부채 의존 성장에 종지부를 찍고 구조개혁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케 한다.

또한 인민일보는 전날 온라인 해외판 논평에서 권위 있는 인사의 목소리가 일정 정도 최고 지도부의 목소리로 보일 수 있다며 인터뷰 기사가 관리들에게 변화하는 경제 상황에 적응하도록 조언하고 정부의 거시경제 정책과 관련해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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