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 “아시아나항공 금호터미널 매각 법률위반 소지 많다” 공문 발송

2016-05-09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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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적 재무구조개선은 어불성설, 박삼구 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에 초점

결국 아시아나항공 및 자회사의 주주가치 및 기업가치 훼손될 것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아시아나항공의 2대 주주(지분 12.6% 보유)인 금호석유화학㈜(대표이사 김성채)는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박삼구, 김수천)에게 금호터미널 주식 매각과 관련한 사항들의 질의 및 자료제공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공문은 지난 4월 29일과 5월 4일 공시한 아시아나항공의 금호터미널 지분 매각 및 금호터미널과 금호기업 합병 공시에 대한 질의가 담겼다. 구체적으로 관련 상법에 의거, 이사회 의사록 및 관련자료 일체와 유동성 확보가 목적이라면 왜 아시아나항공과 합병하지 않고 경쟁없이 금호기업에 매각 및 합병하는지를 묻는 내용 등이다.

지난달 29일 아시아나항공은 금호터미널 주식 100%를 금호기업에게 2700억원에 매각하고, 그 직후인 5월 4일 금호기업과 금호터미널이 합병을 결정했다고 주말과 연휴 전날 기습적으로 발표했다.

금호기업은 박삼구 회장이 금호산업을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금호기업은 금호산업의 인수대금을 마련하기위해 NH투자증권으로부터 인수금융형태(만기 2017년 6월, 금리 5.5%)로 3300억원, 기타 금호문화재단 등 공익법인과 자회사, 계열사 거래기업 및 특수관계인 친인척 회사로부터 배당을 조건으로 인수대금 7228억원 중 약 70%에 해당하는 5000억원을 외부에서 조달한 바 있다.

금호기업의 유일한 자산인 금호산업(지분 46.9%)은 개별기준 누적 이익잉여금 약 270억원, 부채비율 500%에 육박, 사실상 배당이 불가능하다는 게 금호석화측 주장이다. 특히 금호기업은 다른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 않아 금호산업 인수자금 상환 및 배당을 실시할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금호터미널 인수자금 전액 2700억원을 NH투자증권 등 제 2금융권에서 조달한 만큼 자금조달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금호석화측은 금호산업의 금호터미널 인수는 터미널이 보유한 현금을 이용해 차입금을 상환할 목적이 담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금호석화측은 이같은 방식에 대해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된다는 주장이다.

금호석화는 “(금호산업의 금호터미널 인수는)그간 M&A 시장에서 법률적 문제를 야기해왔던 LBO(차입인수, leveraged buy-out)의 전형적인 형태”라며 “우리 법원은 수차례에 걸쳐 LBO방식의 인수에 대해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금호기업과 같이 부채가 과다한 SPC와 우량한 자산을 가진 금호터미널이 합병하는 방식은 금호터미널의 경우 실질적인 자산증가없이 금호기업의 채무를 부담하게 될 뿐”이라며 “배임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현재 금호터미널은 약 3000억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중이며 전국 대도시 요지에 위치한 터미널 부지의 수익 부동산과 금호고속에 대한 콜옵션도 보유하고 있다.

금호석화측은 “매년 안정적으로 창출되는 영업이익 등 이 모두가 금호기업의 원리금 상환에 이용될 수 밖에 없다”면서 “합병이 돼 모두 금호기업의 차입금 상환 및 배당금 지급에 사용될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재산상의 손실은 물론 금호터미널로서도 부실을 떠안게 되는 셈”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보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과 금호터미널의 외부감사법인인 KPMG삼정회계법인이 본 건 주식가치 평가를 수행한 것으로 안다”며 “이것이 사실이라면, 독립성 확보를 위해 외부감사인이 동일 법인의 주식가치 평가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금지된 공인회계사법의 명백한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금호석화는 “본 건은 정상적인 인수합병의 목적이 아닌,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금호터미널의 현금자산을 이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분을 매각하고 합병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은 이와 같은 정황을 잘 알면서도 금호아시아나그룹 오너인 박삼구 회장의 개인회사인 금호기업에게 금호터미널을 매각함으로써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및 주주가치를 훼손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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