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톡투유' 김제동, 침묵을 견디는 것의 위대함

2016-05-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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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투유' 김제동 [사진=JTBC 제공]


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소통’이란 천천히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남이 가진 걸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않는 것이다”

방송인 김제동과 JTBC 이민수PD가 정의한 ‘소통’이다. 빠름에 익숙해진 우리 사회를 향해 이야기를 던진 ‘김제동의 톡투유’가 1주년을 맞이했다.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인근 한 카페에서 JTBC ‘김제동의 톡투유-걱정말아요! 그대’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가 개최된 가운데, 이수민 PD와 방송인 김제동이 참석해 1년간의 소회를 전했다.

‘김제동의 톡투유-걱정말아요! 그대’는 대한민국 최고의 말꾼 김제동과 함께하는 유쾌한 생활 시사토크 콘서트. 서로의 고민과 걱정거리를 나누는 재미와 의미를 겸비한 프로그램으로 청중의 적극적인 참여로 100% 이뤄진다.

지난 2015년 5월 3일 첫 방송을 시작해 벌써 1주년을 맞았다. 이에 김제동은 “처음 기자간담회를 할 때 ‘재미 하나만큼은 자신있다’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제가 하는 거라면 자신이 없겠지만,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재밌을 수 밖에 없다”며 “그런 이야기들이 1년 간 지속 돼 왔다는 건 앞으로 100년도 가능하단 이야기다. 진행자나 스탭들이 교체 될 수는 있겠지만 사람들의 이야기는 끝이 없다. 앞으로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출연료를 받는 게 미안할 때도 있다”고 특유의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우리 이야기만으로 되겠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제작진들이 그런 불안을 잘 견뎌주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끊지 않고, 무조건 들어줄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의 이야기는 무조건 재미있다는 확신을 가져준 제작진들과 청중들에게 감사 드린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이민수 PD는 “모든 프로그램이 오래 가고 싶어 하지만 늘 불안하고 힘들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 프로그램이 1년까지 왔다는 게 감회가 새롭다”라며 “현장에 70여명의 스탭들이 함께 다닌다. 그래서 대관과 장소가 중요한데 늘 대관료를 안 받으시더라. 그런 작은 힘이 모여 여기까지 오게 됐다. 안 보여 지는 곳에서 많은 지원이 있어서 1주년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감사함을 더했다.
 

'톡투유' 김제동 [사진=JTBC 제공]


최근 방송계는 강렬하고 자극적인 프로그램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톡투유’는 인기보다 일반인들과 함께 공감하고 소통을 고집하며 시청자들에게 ‘힐링’을 선사한다.

김제동은 “제가 오랫동안 토크 콘서트나 강연을 해오면서 진짜 사람들의 이야기는 재미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직업적인 웃음을 주는 사람인 제가 끼어들지 않더라도 훨씬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길게 듣는 것은 방송에 나오지 않더라도 현장에서 의미가 있기 때문에 이야기를 듣는 것에 집중한다”고 말하며 ‘잘 들어주는 것’이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이라고 밝혔다.

이어 “재미있지 않더라도 이야기를 끊지 않는다면 공감대가 형성된다. 제작진이 그 부분을 잘 참고 견뎌줬다”며 “MC가 청자 역할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어떤 한 분이 말씀 하실 때 함께 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민수PD는 “가장 힘들었던 게 바로 ‘침묵’이었다. 말이 없는 그 순간, 침묵을 편집하는 순간이 가장 힘들었다. 그 짧으면서도 긴 순간이 있는데 그 부분은 힘들 때가 있다”면서도 “우리 프로그램 주제가 좀 그렇지 않느냐. 숫자 2를 던져 놓고 이야기를 하라는 건 정말 미쳤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렇지만 궁극적으로 보면 못할 이야기도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앞서 김제동과 이민수 PD가 언급했던 ‘톡투유’는 시청자와 관객들과 같은 ‘보통’ 사람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연예인들이 아닌 우리 모두를 위한 프로그램이다. 그렇다보니 게스트의 역할 역시 ‘듣는 것’이었다.

김제동은 그간 출연해준 게스트들이 모두 “잘 들어주셨다”고 밝히며 “지금까지 나와 주신 분들이 모두 잘 해주셨다. 게스트 분들이 나오셔도 분량이 많지 않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출연 해주셔서 너무 감사 드린다”며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말로 먹고 사는 직업인 김제동이 잘 듣는 것은 사실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김제동은 잘 들어주면서 자신도 치유를 받는다고 고백했다.

김제동은 “저도 이야기를 들으면서 개인적으로 치유가 되는 자리다. 오시는 분들이 종종 ‘살면서 처음 하는 이야기다’라는 말씀을 하신다. 그런데 그런 이야기마저도 청자 분들은 잘 들어 주시기 때문에, 말씀하시는 분들이 어떤 이야기를 해도 옳고 그름의 비난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안전함을 느끼시는 것 같다. 옳고 그름을 떠나서 잘 받아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따뜻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기자간담회를 마무리하며 이수민 PD는 향후 프로그램의 방향에 대해서 “하던 대로 하면 될 것 같다. 단지 애로사항은 방송이 연예인들만 있으면 포맷의 변화가 쉽다. 그러나 우리 프로그램은 4~500명의 일반인이 움직이는 프로그램이라서 형식적으로 틀을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서로 이야기하는 공감을 손상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다른 포맷도 해볼 생각이다.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또 김제동은 “사실 큰 틀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변화무쌍한 재미가 있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현장에 와서도 보고 싶고, 집에서 보면서도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함께 할 수 있으면 한다. 사람들이 주인공이 되는 프로그램들은 좀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다. 저 역시 이야기를 계속 잘 듣겠다”고 말했다.

‘톡투유’는 연예인이 중심인 타 프로그램과는 확실하게 차별화 된다.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는, 그대로 ‘날 것’을 사랑할 줄 안다. 자극적인 것들이 넘쳐나는 우리 사회에 ‘톡투유’가 던져주는 부분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어떤 역경이 있어도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고 곧은 길을 가고 있는 MC 김제동 처럼 말이다.

‘김제동의 톡투유’의 1주년 방송은 오는 8일 오후 11시 JTBC를 통해 방송된다.
 

'톡투유' 김제동 [사진=JT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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