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선] '여성' 클린턴 vs '막말' 트럼프 양자구도 확정 (종합)

2016-05-04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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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 AP=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가운데)가 3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아내인 슬로베니아 출신 모델 멜라니아(오른쪽), 장녀 이반카와 함께 기자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 
 

아주경제 이수완 기자 = 미국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3일 (현지시간) 중동부 인디애나 주 경선에서 압승하면서 오는 11월 대선의 공화당 후보로 확정됐다. 

공화당 2위 주자이며 트럼프를의 질주를 막을 유일한 후보였던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이 이날 패배 이후 경선 레이스 중단을 선언했다. 이에 오는 7월  ‘경쟁 전당대회(contested convention)’를 열어 아웃사이더인 트럼프를 낙마시키려 했던 공화당 수뇌부도 트럼프를 사실상 대선 후보로 선언했다.
전당대회를 주관하는 라인스 프리버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위원장은 이날 트위터에 “도널드 트럼프가 사실상 공화당 후보가 될 것이다. 우리 모두가 뭉쳐 힐러리 클린턴을 무찌르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미국 대선은 트럼프와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적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양자구도로 굳어졌다. 

트럼프는 인디애나 주 경선 후 뉴욕 맨해튼의 트럼프타워에서 행한 승리 연설을 통해 "내 인생은 경쟁 그 자체였다"며 "스포츠에서도 기업인으로서도 지난 10개월 간의 정치에서도 경쟁의 연속이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대해 "무역을 이해하지 못한다"며 "좋은 대통령이 되지 못할 것"이라며 공세를 이어갔다.

트럼프는 "많은 나라가 그들의 통화가치를 떨어뜨리고 우리(미국) 기업들이 경쟁하지 못하게 하지만 그런 일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그들이 그렇게(통화 가치를 낮게) 한다면, 매우 심각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앞서 일주일 전 동북부 5개 주에서 치러진 경선에서도 압승하면서 이미 대권주자로서의 가능성을 높였다. 당 대선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 매직넘버(1237명)의 80%가량인 996명을 확보했던 트럼프는 이날 승리로 인디애나 주에 할당된 57명을 싹쓸이 했다. 

민주당 경선에서는 클린턴이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텍사스) 상원의원에게 6%포인트 정도 차로 패했다. 그러나 결과에 상관없이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굳어졌다. 샌더스 의원은 오는 6월 14일 마지막 경선까지 완주한다는 입장이다.

클린턴 대선캠프의 존 포데스타 선대본부장은 트럼프가 사실상의 공화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후 "트럼프는 너무 분열적이고 나라와 자유세계를 이끌 자질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날 성명에서 "미국의 대통령은 근본적으로 이 위험한 세계에서 나라를 안전하게 지키고 일하는 가정이 국내에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포데스타는 "클린턴은 불확실한 세계에서 우리를 안전하게 지킬 힘이 있으며 평생 사회적이고 경제적인 장벽들을 깨뜨려온 오랜 기록을 갖고 있다"며 "트럼프는 미국인들을 협박하고 분열시키고 있지만, 클린턴은 우리를 단합시켜 모두에게 유익한 경제를 창출해낼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와 클린턴은 오는 7월 각 당의 전당대회를 거친 뒤 백악관행을 두고 본격적인 맞대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클린턴은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자 '첫 부부 대통령'이라는 기록을, 트럼프는 '첫 부동산 재벌 출신'이라는 기록을 향해 승부수를 던질 전망이다.

8년 만에 다시 대선에 출마한 클린턴은 퍼스트레이디와 국무장관, 2차례의 상원의원을 거치면서 풍부한 국정 경험을 강점으로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부동산 재벌 출신 이색 후보 정도로 여겨졌지만 빈곤과 실직에 지친 백인 노동자를 지지기반으로 끌어냈던 점을 바탕으로 대선전을 치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두 후보 간 내거티브 전략도 갈수록 심화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트럼프는 클린턴 전 장관이 여성이라는 점,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추문, 이메일 스캔들 등을 선거전에 이용할 수 있다. 클린턴은 트럼프의 무슬림 입국금지 등 인종차별 및 여성비하 발언을 도마 위에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럼프의 경우 방위비·주한미군 철수·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 한·미 동맹을 흔들 수 있는 과격한 발언을 해왔던 만큼 대선 레이스 결과에 따라 한국의 안보와 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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