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두스트 바 함라헤 쿱"… 이란에 '친구' 손짓

2016-05-02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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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이자 동반자' 뜻 이란어로 직접 표현…2시간20분 우호 다져

로하니, 朴대통령 차량 앞 영접…朴대통령, 3색 이란국기 맞춰 흰색 루사리에 연두·분홍 재킷 착용

환담하는 한-이란 정상 [사진=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주진 기자 =이란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사드아바드 좀후리궁에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두스트 바 함라헤 쿱(Dust Va Hamrahe Khub)" 이란어 표현을 사용하며 친근감을 표현했다. 

"두스트 바 함라헤 쿱(Dust Va Hamrahe Khub)"은 이란어로 '친구이자 좋은 동반자'라는 의미다.

박 대통령은 "저는 이번 방문이 앞으로 양국관계를 활짝 열어나가기 위한 뜻깊은 첫걸음을 떼었다고 생각한다"면서 "두 나라가 평화와 번영을 향한 여정에서 두스트 바 함라헤 쿱, 서로 도우며 함께 전진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이란 땅을 밟으면서부터 착용해온 '히잡'의 일종인 흰색 '루사리'를 쓰고 분홍색 재킷을 입은 채 공식환영식에 참석해 이란 방문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박 대통령은 전날 이란 도착 당시 흰색 루사리에 연두색 재킷을 착용했다. 이는 초록색, 흰색, 빨간색의 3가지 색깔을 담은 이란 국기에 맞춰 상대국 문화 존중의 의미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로하니 대통령은 공식 환영식이 열린 사드아바드 좀후리궁에서 박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을 직접 맞이했다. 박 대통령은 타고온 차량 앞에서 로하니 대통령과 서서 환한 미소를 지으며 인사말을 나눈 뒤 의장대를 사열했다.

정상회담은 긴 두 개의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양 정상 및 양국의 배석자들이 마주보며 진행됐다.

우리 측에서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안종범 경제수석, 김규현 외교안보수석,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등이 배석했다.

이란측에선 자리프 외교부 장관, 나하반디안 대통령 비서실장, 네맛자데 산업광물무역부 장관 등이 배석했고, 박 대통령은 남녀 간 악수를 하지 않는 이란측 관습에 따라 이들과 가볍게 목례를 나눴다.

정상회담이 끝난 뒤 두 정상은 나란히 앉아 양국 각료 등이 진행한 협정서명식을 지켜봤고, 박 대통령은 서명이 이뤄질 때마다 활짝 웃으며 박수를 쳤다.

통상적으로 협정 서명식이 진행될 때 양국 정상이 서명식 좌석 뒤에 서서 이를 지켜봐왔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두 정상이 협정 서명식을 맞은 편에서 바라보게끔 자리가 배치됐다. 이는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뒷모습을 보이는 것은 좋지 않다는 이슬람식 풍습을 따른 것이라고 한다.

두 정상은 정상회담 시작부터 공동회견 종료시까지 2시간 20분 동안 함께 하며 우의를 다졌다. 특히 협정서명식과 공동기자회견은 정상회담이 길어지면서 당초 예정보다 47분 늦게 시작됐다.

공동 기회견은 로하니 대통령과 박 대통령 순으로, 순차통역을 통해 진행됐다. 박 대통령의 발언 초반에 마이크가 제기능을 하지 못하자, 로하니 대통령이 자신의 마이크를 박 대통령에게 건네기도 했다.

두 정상은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뒤 목례를 하고 행사장에서 퇴장했다.

한편, 이날 서명식에서는 애초 20건의 협정 체결이 예정돼 있었으나, 수출금융 기본여신 약정 양해각서(MOU)의 내용이 다른 MOU와 중복돼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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