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SPP조선은 이란의 국영선사인 IRISL과 선박 10척에 대한 선박 건조협상을 진행중이다.
앞서 SPP조선은 지난 2008년 IRISL과 3만5000DWT급 벌크선 10척에 대한 건조협상을 체결하고 5000만 달러의 선수금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척당 가격은 3800만~3900만 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이 이란의 경제제재에 나서면서 IRISL은 중도금을 비롯한 선박 건조자금을 SPP조선에 지급하지 못했으며 이에 따라 선박 건조작업은 중단돼왔다.
IRISL은 경제제재가 풀리면서 SPP조선에 중단됐던 프로젝트의 재개의사를 전달했고 이에 따라 기존 벌크선을 MR(Medium Range)탱커로 변경해 다시 선박 건조에 나서는데 합의했다.
다만 수출입은행측에 선박금융을 요구했지만 아직까지 확답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수출입은행이 조선업 구조조정 등으로 결정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SM(삼라마이더스)그룹은 SPP조선에 대한 실사결과를 토대로 채권단에 대규모 가격조정을 제안했고, 채권단은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SPP조선의 매각이 백지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얘기다.
SPP조선은 한국 정부가 5월 1일부터 경제사절단을 꾸려 이란을 방문하는 만큼 그 성과가 선박 수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SPP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이란 방문 이후 의미 있는 결과물을 들고 온다면 그간 장애물에 막혀있던 우리 회사 매각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SPP조선의 M&A가 마무리 될 경우 대규모 공적자금 투입 없이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이뤄진 구조조정 사례여서 상징적인 전례로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선업계도 이란 선주측과 계약이 원활히 마무리 된다면 채권단과 SM 모두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다.
우선 채권단은 도크가 채워진다면 기업의 정상화가 신속히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제가격을 받을 수 있다. SM측도 선박 수주까지 기약없는 자금투입이라는 불확실성을 제거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