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LG유플러스가 지난해 8월 200만 달러(약 22억8000만원)를 투자한 미국 IT벤처기업 지보(Jibo)사의 소셜 홈 로봇 개발이 늦어지면서 'IoT 세계 1위' 사업자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이 흔들리고 있다.
Jibo사는 지난달 30일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소셜로봇 지보의 배송은 올해 10월에나 가능할 것"이라며 "보다 완벽한 기능 최적화를 위해 소프트웨어를 강화해야 할 필요성에 직면했다"고 해명했다. Jibo사의 상품 배송연기는 지난해 12월과 4월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8월 200만 달러 투자 사실을 밝히면서 "지능은 물론 감성까지 갖춘 소셜로봇 '지보' 개발이 완료되면 2016년 초 미국에서 상용화될 전망"이라고 했으나, LG유플러스 측의 전망과 달리 '지보' 상용화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세계 최초 소셜로봇 '지보'는 인터넷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크라우드펀딩으로 370만 달러(약 42억 2000만원)를 끌어 모으며 IT업계에서 화제가 됐다. 제품가격은 500달러로 약 6000명의 예약자가 몰렸다. 개발자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신시아 브리질 교수이며, 로봇 연구의 1인자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지보'는 손과 발이 없는 로봇이지만 인공지능(AI)이 탑재돼 고도의 학습능력을 갖췄다. 예를들어, 내장된 카메라로 가족 얼굴을 모두 학습한 뒤 각각에 맞게 대응한다. 목 부분이 회전하면서 말을 걸어 온 상대 쪽을 향하기도 한다.
LG유플러스는 Jibo사에 200만 달러를 투자하면서 "2020년까지 초연결시대를 만드는 IoT 세계 1위 사업자로서 도약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을 계획"이라고 밝혀 '지보'를 활용한 스마트홈 사업을 펼치려 했지만, 개발 지연으로 관련 일정의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국내 로봇업계 관계자는 "Jibo사는 크라우드펀딩으로 자금을 조달할 때 구현되지 않은 기술을 담은 동영상을 투자자들에 보여줬다"며 "한국에선 있을 수 없지만, 미국은 자금조달을 위해 기능을 다소 과장하는 등 헐리우드 액션을 연출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LG유플러스가 Jibo사에게 투자하면서 소셜로봇을 스마트홈 사업에 접목하려고 한 것 같지만, 10월에 제품이 나온다해도 이미 10개월 이상 지연된 상태며, 그것을 들여와 한글화하는 작업도 수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에 LG유플러스의 계획도 함께 늦어질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소셜로봇 '지보' 활용 계획에 대해 "아직 미국에서 개발 중이기 때문에 제품이 나와봐야 알 수 있다"며 "향후 한국어 앱도 추가하는 등 길게 보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