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새로운 경제 정책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저유가에 따른 타격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되지만 실제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사우디의 새로운 실세로 떠오르고 있는 모하마드 빈살만 왕자는 이날 국영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새로운 경제 개발 계획인 '비전 2030'을 발표했다. 오는 2020년까지 석유에 의존하는 기존 체제를 바꾸겠다는 것이 기본 골자다.
빈살만 왕자는 "이르면 내년께 아람코의 기업공개(IPO) 작업을 수행해 운영의 투명성을 높일 계획"이라며 "지분을 5% 미만으로 매각하면 최대 2조5000억 달러까지 모을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아람코를 시작으로 의료·교육 등 민영화를 통해 석유 관련 사업 이외의 정부 수입을 최대 6배까지 늘린다는 계획도 내놨다.
시장에서는 사우디 내 국부펀드 조성이 필요하다면서도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CNBC는 이날 보도를 통해 "국부펀드를 조성하면 유가가 폭락해도 재정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다만 원유 사업이 사우디 경제의 78%를 차지하는 상황이라면 더 높은 수준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IPO를 추진하기에 적합한 시점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제유가가 지난 2014년 6월 이후 18개월 동안 60%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급격하게 IPO를 추진하면 헐값 매각 논란이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사우디 증시에 상장할 수 있을지 여부, 증시 상장시 외국인이 투자에 참여할 수 있는지 여부 등이 불확실한 부분 등도 걸림돌도 지적된다.
한편, 비전 2030에는 국내총생산(GDP)의 민간부문 기여도를 현행 40%에서 2030년까지 65%로 끌어올리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를 위해 2020년까지 광산업 관련 일자리를 9만 개 만들고 노동인구 내 여성 비율도 현행 22%에서 30%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또 군수사업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실업률을 현행 11.6%에서 2030년 7%까지 줄인다는 목표도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