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화보] 맑고 향긋한 최고급 차(茶) ‘철관음’

잘 우려낸 철관음차는 맑은 황금색을 띤다.[사진=취안저우시 문화국 제공]

인민화보 리후이펑(李慧鵬) 기자 =철관음(鐵觀音)은 오룡차(烏龍茶)의 최고급 품종으로 푸젠(福建)성 취안저우(泉州)시 안시(安溪)현 시핑(西坪)진이 원산지다. 철관음은 반(半) 발효차로, 찻잎은 철색이나 뜨거운 물로 우려내면 차가 퍼지면서 맑은 황금색을 띠게되며 향기도 일품이다. 난초향과 계화향 또는 탄화미(炭火米)향이 나서 ‘칠포유여향(七泡有余香, 7번 우려도 향이 남아있다)’이라고 불린다. 철관음이란 이름의 유래에는 몇가지 설이 있다. 그중 찻잎이 가늘고 길어 관음보살의 얼굴 윤곽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이 가장 유명하다.

기록에 따르면 철관음의 역사는 청나라 옹정(雍正) 연간(AD 1723-1735)에 시작됐다고 한다. 그러나 기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고 그 때문에 지파도 여러 가지다. 전해지는 말은 많지만 철관음은 근 300년 동안 꾸준히 이어져 차 애호가들에게 극찬을 받았고 중국 10대 명차, 세계 10대 명차 중 하나가 됐다. 지난 2008년 오룡차 제작 기법(철관음 제작 기법)이 중국 국가급 비물질문화유산(무형문화재)으로 선정됐다.
 

철관음차[사진=취안저우시 문화국 제공]

관음보살이 알려준 명차

2009년 안시현 사람인 웨이웨더(魏月德) 씨와 왕원리(王文禮) 씨가 철관음 제작 기법의 대표 전승자로 선정됐다. 웨이(魏) 씨성과 왕(王) 씨성은 철관음 이름의 유래와 관계가 깊다. 철관음이라는 이름의 유래로 가장 잘 알려진 2개의 이야기 ‘위설(魏說)’과 ‘왕설(王說)’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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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설’에는 관음보살이 빠질 수 없다. 웨이웨더 씨의 조상은 차를 재배하던 농민 웨이인(魏蔭)이었다. 관음보살을 신봉한 웨이인은 매일 아침 관음상 앞에 맑은 차를 올렸고 몇 년 동안 이를 계속했다고 한다. 어느 날 꿈 속에서 차를 심으러 가는데 관음보살이 나타나 어떤 돌벽 앞에 잎이 무성하고 향이 좋은 차나무가 있다고 알려주었다. 다음 날 그는 꿈에서 알려준 길을 찾아갔고 과연 그곳에 꿈에서 봤던 차나무가 있었다. 그는 차나무를 파서 집으로 돌아와 심은 후 정성을 다해 키웠고 마침내 유명한 철관음차를 만들어냈다고 한다.

‘왕설’은 청나라 건륭(乾隆)황제(AD 1736-1795)와 관계가 깊다. 건륭 원년 봄 어느 날, 왕스랑(王世讓)이라는 서생이 서재 옆 돌계단에서 차나무 한 그루를 발견했다. 희귀한 꽃과 나무를 수집하는 것을 좋아했던 그는 잎과 가지가 무성하고 둥근 잎에 심이 붉은 찻잎에 매료되어 이것을 화원에 옮겨심어 정성껏 길렀다. 이 차나무의 잎은 윤기가 흘렀고 향기 또한 대단했다. 차의 명성이 널리 퍼지면서 1742년 왕스랑은 조서를 받고 베이징으로 입성해 건륭황제에게 차를 올렸다. 건륭황제는 차를 마시고는 맛과 향, 색과 아름다움을 크게 칭찬했다. 그러면서 찻잎의 생김새가 철처럼 무겁고 관음처럼 아름답다고 하여 ‘철관음’이라는 이름을 하사했다고 한다.
 

철관음 찻잎-한 눈에 세 잎이 달려있다.[사진=취안저우시 문화국 제공]

위씨 철관음 계승자 웨이웨더

전설은 흥미롭지만 이야기적인 부분이 많다. 그러나 이것도 따지고 보면 철관음이 유명해서 퍼지게 된 것이다.

웨이웨더 씨는 위씨 철관음의 9대 계승자로 어릴 때부터 아버지에게 차 만드는 법을 배웠고 14살 때부터 스스로 산을 개척해 차를 재배했다.
 

차오칭(炒青)’은 신선한 찻잎을 덖는 과정이다. 웨이웨더가 차를 만들고 있다. [사진=취안저우시 문화국 제공]

그가 개발한 철관음 품종 가운데 ‘금배농(金焙籠)’은 조상대대로 내려온 차 말리는 비법을 사용했다. 차에 뜨거운 물을 부으면 맑은 황금색 빛을 띠고 한 모금 마시면 부드럽고 달콤하면서 묵직하고 정취가 있다. 계속 물을 부어 마셔도 향기가 변화무쌍해 뒷맛이 무궁무진한 최상급 철관음 품종이다.

웨이웨더 씨가 설립한 ‘웨이인명차(魏蔭名茶)’는 생산, 제조, 판매가 일원화된 대규모 차 전문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는 차 대회를 개최해 철관음에 대한 관심을 높였고 철관음의 품질 향상과 혁신에 새로운 무대와 동력을 제공했다. 2008년 웨이웨더는 ‘철관음 문화원’을 세워 차 품종 견학, 차 문화 전시, 차 제품 판매, 차 예술 전수를 한 곳에서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뛰어난 맛과 향을 자랑하는 철관음차[사진=취안저우시 문화국 제공]

왕씨 철관음을 회복시킨 왕원리

왕원리(王文禮) 씨는 왕씨 철관음의 13대 계승자다. 신중국 성립 이후 국가가 민영기업을 회수하자 왕씨 철관음의 10대 계승자였던 왕쯔페이(王茲培) 씨는 안시(安溪)에 있는 ‘신지(信記)’ 차 회사의 문을 닫고 몇년 동안 영업을 중단했다. 개혁개방 이후 민영기업이 다시 차를 만들 수 있게 됐지만 다른 사람이 ‘신지’ 상표를 선점해버렸다. 1993년 왕원리 씨는 ‘바마차예(八馬茶業)’ 상호로 다시 개업하고 왕씨 철관음을 회복시켰다.

왕 씨는 어릴 때부터 차밭에서 살았지만 마음이 가지 않아 대학 졸업 후 선전(深圳)의 한 신문사에 입사해 기자 생활을 했다. 그러나 선전의 번화함에 심리적 격차를 느꼈고 고급 업소에서 파는 커피 한 잔 가격이 차의 수십 배에 달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어릴 때부터 차를 보고 마셨던 그는 자기도 모르게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그는 기자직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와 창업했다.
 

왕원리가 다도를 보여주고 있다.[사진=취안저우시 문화국 제공]

어릴적 차밭에서의 생활 덕분에 왕 씨는 차 제작에 정통했다. 창업 후 그는 전통 철관음의 옛 제작 방식을 고수하면서 옛 방식에서 ‘전통 철관음차 8가지 제작 방법’을 정련해냈으며 가족의 비법을 규격화해 전승했다. 그가 심혈을 기울여 연구개발한 ‘새진주(賽珍珠)’ 철관음은 여지나무로 불을 때기 때문에 쌀이 타는 향, 과일의 달콤한 향, 난초향이 어우러진 특유의 맛을 낸다. 입자가 진주알 같다고 하여 새진주라는 이름이 붙었다.

현재 왕원리 씨는 몇만 묘(畝)에 달하는 차밭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국에 350개의 체인점도 개설했다. 또한 현대적인 품질관리 인증 시스템, 제품 추적 시스템, 현대적 기업관리 철학을 도입했다. 동시에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조상들처럼 전세계에 철관음을 지속적으로 알리고 있다.

철관음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지만 이 두 전승자는 서로 다른 것을 인정하면서 같은 것을 추구하는 현실 직시파다. 왕원리 씨는 “철관음은 소비품이다. 사람들은 전설이 아니라 실제 차를 마시는 것”이라고 말했다. 웨이웨더 씨 역시 “가장 진실된 유산은 기술”이라고 말했다. 그들이 가진 ‘대대로 전해지는 비법’이 철관음의 심오한 부분인 것이다.

* 본 기사는 중국 국무원 산하 중국외문국 인민화보사가 제공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