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이수창 유리치투자자문 대표 "5월 헤지펀드 1호 출시"

2016-04-25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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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창 유리치투자자문 대표가 25일 아주경제와 인터뷰에서 오는 5월 첫 헤지펀드를 내놓고, 본격적인 헤지펀드 운용사로 출범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제공=유리치투자자문]


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134.72%. 유리치투자자문이 2014년부터 현재까지 이뤄낸 수탁고 증가율이다. 롱쇼트 전략을 취했던 경쟁 투자자문사와 자산운용사가 고전해 온 것과 대조적이다. 유리치투자자문은 최근 헤지펀드 운용사로 전환하고, 헤지펀드 1호를 출시할 채비를 마쳤다. 아주경제는 25일 이수창 유리치투자자문 대표를 서울 여의도 집무실에서 만나 새 경영·운용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5월 헤지펀드 운용사 본격전환
금융당국은 이달 21일 유리치투자자문을 전문투자형 사모펀드(헤지펀드) 운용사로 전환시켰다. 자문업만 영위하던 때에 비해 더욱 다양한 투자전략을 추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주식을 사고파는 롱(매수) 온리(only) 전략만으로도 업계에서 크게 주목을 받고 있는 이 회사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보인다.

유리치투자자문은 2015년 연기금이나 보험사 평가 등급에서 상위권을 싹쓸이 했다. 주요 거래고객은 국내 대형 연기금과 주요 증권사 및 생보사, 시중은행 등이다. 이런 기관 수탁고만 전체에서 약 93%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에서 운용능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얘기다.

2014년 5749억원에 머물렀던 운용규모는 올해 3월 말 기준 1조3494억원으로 늘어났다. 이런 수탁고 증가율은 같은 기간 업계 최고 수준이다. 경쟁사가 수탁고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유리치투자자문은 '홀로' 성장해왔다.

이수창 대표는 "롱을 잘하는 친구가 롱·숏(매도)도 잘한다고 본다"며 "유리치투자자문은 롱 온리를 아주 잘했고, 그런 결과가 수탁고 증가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헤지펀드로 다양한 투자요구 흡수

투자자문업계 최대 화두는 헤지펀드다. 2015년 말부터 올해 1분기까지 30여개 투자자문사가 헤지펀드 운용업에 신규 진출했다. 40여곳은 금융위원회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어서다. 전체 헤지펀드 수탁고는 2015년 말 약 3조3700억원에서 올해 3월 말 4조1000억원으로 성장했다.

이수창 대표는 "국내외에서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낮추고 있다"며 "4~5년 동안 증시가 박스권에 갇힌 상황에서 다양해진 투자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헤지펀드 운용사로 전환하게 됐다"고 전했다.

롱 온리만으로 수익률 내기가 만만치 않은 만큼, 바뀐 흐름에 맞는 새 상품에 주목하게 된 것이다. 더욱이 롱 온리는 장이 폭락하면 대책이 없다는 점에서 포트폴리오 다변화는 불가피하다.

이수창 대표는 "유리치투자자문은 주식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해 멀티본부를 약 1년 전에 설립한 바 있다"며 "하지만 중국 주식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급락한 탓에 큰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운용철학은 '공감운용'

요즘 롱·숏뿐 아니라 벤치마크 펀드도 수익률이 곤두박질쳤다. 원자재와 유가, 소재 산업재 같은 포트폴리오가 예상보다 빠르게 좋아졌고, 달러 약세를 못 따라갔기 때문에 벌어진 현상이다. 예를 들어 배럴당 20달러대까지 떨어졌던 유가가 40달러까지 되오르리라고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 비해 유리치투자자문은 철저히 운용철학에 따라 움직이며 수익률을 관리했다. '공감 운용'과 '투자보다 사업하는 것 처럼'이 골자다. 수익률 악화에 시달린 경쟁사보다 선방한 것도 이 덕분이다.

공감운용은 시대 흐름을 철저히 분석해 시장에서 공감대를 끌어내는 것이다. 단기 테마보다는 구조적인 산업 변화를 파악하고, 유망한 기업을 발굴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투자보다 사업하는 것처럼'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성장성, 위험요소를 모두 고려하자는 것이다.

이수창 대표는 "아모레퍼시픽 주가가 15년 동안 200배 올랐는데, 그것만 주구장창 들고 있었어도 게임은 끝났다"며 "그러나 2002년 주가가 반토막 났을 당시 누가 견딜 수 있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유리치는 그런 것을 지키기 위해 다른 종목으로 메이크업을 한다"며 "옥석을 가린 뒤 수익이 제대로 날 때 이익을 향유하자는 투자 문화가 정착돼 있다"고 말했다.

유리치투자자문은 소수 종목에만 몰빵하지 않는다.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이수창 대표는 "기관이 운용하는 펀드는 약 90여개 종목을 담는다"며 "유리치도 이런 식으로 리스크를 분산하고 있고, 특히 많은 종목을 커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리치투자자문에서는 모든 직원이 날마다 아침 7시30분 회의를 갖는다. 주식시장이 마감하면 반드시 기업 탐방을 간다. 8명인 섹터 매니저는 각자 맡은 기업 동향을 늘 파악하고, 이를 포트폴리오에 담아낸다.

이수창 대표는 "이르면 오는 5월 롱·숏과 메자닌, 기업공개(IPO)를 섞은 헤지펀드 1호를 출시할 예정"이라며 "크게 얻는 것보다 안 깨지는 것이 중요한 만큼, 원칙을 세우고 리스크 관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과하게 베팅하지 않는 균형적인 포트폴리오를 가져간다는 얘기"라며 "성과로서 고객을 확보해 고객 구성군 다변화도 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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