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해양 문화·교육에 집중…해양르네상스 시대 연다”

2016-04-24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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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인 발굴·해양역사 재인식 필요…해양강국 초석 기대

해운업 체질개선 불가피…“기업 스스로 자구노력 보여야”

이란 경제협력은 해운·물류·수산 등 해양산업에 기회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은 현장의 목소리와 국민 체감형 정책으로 해양산업 발전을 이루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해양르네상스 사업은 이런 그의 철학이 담긴 역점 사업 중 하나다. [사진=배군득 기자]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해양수산부 출범 20년 간 바다는 외적으로 한국경제 부흥에 크게 이바지했다. 하지만 해양정신문화 측면에는 다소 미흡했다고 판단된다.”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은 올해 해수부 출범 20년째를 맞아 ‘외유내강’으로 해양강국을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그의 첫 대규모 프로젝트를 ‘해양르네상스’로 잡은 것도, 바다에 대한 문화·교육이 뿌리를 튼튼하게 할 수 있다는 평소 지론 때문이다.
성인이 된 해수부가 더 큰 미래를 향해 보폭을 떼는 시점에서 해양르네상스는 해양시대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자양분이 될 수 있다.

박근혜 정부 들어 해수부는 상당한 부침을 겪었다. 매년 크고 작은 사건이 정책추진에 발목을 잡았다. 그런 해수부가 김 장관이 취임하면서 탄탄한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30여년간 바다에 몸담았던 경험을 토대로 현실적인 대안을 하나 둘씩 꺼내들고 있다.

최근 기업 구조조정이 이슈가 되면서 해운업이 도마에 올랐는데, 해운업뿐만 아니라 부실기업들의 체질개선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도 내놨다.

이란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해운·물류·수산업 등 해양산업 수출 기회를 잡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수산업 수출과 연계한 방안도 구상 중이다. 단순한 실적이나 규모를 넘어 내실을 다지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 “바다가 경쟁력이다…해양르네상스에 주목”

우리나라는 동해·서해·남해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다는 것은 초등학교를 졸업했다면 모두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바다가 우리에게 어떤 미래가치를 주는지, 왜 바다가 소중한지는 잘 알지 못한다.

막연히 바다의 중요성은 알지만 그렇다고 가깝게 다가갈 수 없는 곳이 바다인 셈이다. 김영석 해수부 장관은 바다에 대한 국민 인식을 바꾸기 위해 올해 해양 문화·교육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

김 장관은 “해양르네상스는 해양인물 발굴, 해양역사 재인식 등을 통해 범국민적으로 해양문화를 확산시키고 우리 해양력을 강화시켜 바다를 통해 우리나라를 세계 최고의 해양강국으로 발전시키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년간 해수부가 국민 해양의식을 고취시키고, 바다에서 일자리와 미래를 찾고 바다에서 여가와 행복을 향유하는데 밑거름이 됐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해양정신문화 측면에는 다소 미흡했다”고 덧붙였다.

해양문화와 관련된 역점사업은 우선 해양 전문가가 직접 초‧중‧고등학교를 찾아가서 강의하는 ‘찾아가는 해양교실’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서울, 대전, 부산에서 진행하던 해양강좌(수요일엔 바다톡톡)를 내륙지역 등으로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또 해양박물관 등을 거점으로 해양문화‧교육을 확산하고, 해양과학관 등 인프라를 지속 확충할 방침이다. 현재 내륙지역 주민의 해양문화 향유를 위해 충북 청주에 해양과학관 건립을 추진 중이며, 경북 울진에 국립해양과학교육관을 올해 착공한다.

이와 함께 국민이 해양문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다양한 해양관광‧레저‧스포츠 체험 프로그램과 인프라 확대를 통해 올해 체험인원 300만명 이상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장관은 “해양수산 각 분야에서 묵묵히 자기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선원, 극지인 등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사업도 해양르네상스에 포함시켰다”며 “부산 동삼동 선원의 거리로 선원들의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극지인의 밤을 연례행사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운업, 체질개선 불가피…해운거래소 설립 등 추진

최근 기업 구조조정이 정부와 재계, 정치권 이슈로 떠오르면서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진 해운업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정부에서도 해운업의 부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고민거리다. 그동안 해운업이 한국경제에 기여한 공로를 본다면 쉽게 결정할 사항은 아니다. 다만 부채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해운업을 마냥 두고 볼 수만은 없다.

김 장관은 “글로벌 해운시황 침체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양대 원양선사를 비롯한 국적 선사들이 중장기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불가피하다”며 “기업 스스로 자구노력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확보할 경우, 초대형 선박 발주를 지원해 경쟁력 강화를 유도한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구상”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초대형 선박 발주는 일정 수준 이상(부채 비율 400%↓) 재무건전성 확보시, 12억 달러 규모 정책펀드 조성해 정부가 선박 발주를 지원하겠다는 의미다.

정부 차원에서 향후 해운업의 부실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장치도 마련할 계획이다. 지난해 8월 공식 출범한 한국해양보증보험을 활성화해 국적 선사 선박 확보 기반을 강화하고, 선사들의 정확한 시황 예측 및 운임 리스크 헷징을 유도하는 차원으로 해운거래소 설립도 추진 중이다.

부실한 해운업과 달리, 항만 사업은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다. 항만별 입지적 장점을 살리고 배후산업과 연계성을 높여 기간교통망으로서 항만 기능을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김 장관은 “부산항은 세계 2대 컨테이너 환적거점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광양항은 국내 최대 산업클러스터로 육성하겠다”며 “또 인천항과 평택당진항은 수도권 물류관문으로, 울산항은 동북아 오일허브로 특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민간이 배후단지 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완화하고, 부산항에는 선박수리나 선박 벙커링 등 항만 서비스 인프라에 대한 대규모 민간투자를 유치할 예정이다.

그는 “이 같은 중장기 항만개발 정책방향을 담아 전국 60개 항만에 대한 '제3차 항만기본계획 수정계획(2016-2020)'을 마련하고 있다”며 “관계기관 협의, 공청회, 중앙항만정책심의회 등을 거쳐 오는 7월 경에 확정‧발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수산업 수출 본궤도…이란은 해양산업 ‘기회의 땅’

이란 경제협력이 가시화되면서 해양산업도 고무적인 모습이다. 해운․물류, 항만개발, 선박검사, 수산 등 모든 해양산업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해수부도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고, 경제제재가 해제된 이란과 해운협정 및 항만개발협력 양해각서(MOU)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 장관은 “이란은 우리나라와 교역확대로 해운 물동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적선사에 대한 원활한 영업지원을 위해 지난 2월 한-이란 간 해운협정(안)에 가서명했다”며 “앞으로 해운협정 관련 관계부처(외교부, 법제처 등)와 협의를 조속히 마무리해 다음달 중에 한-이란 해운협정이 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항만개발 분야는 오는 하반기에 이란 측이 희망하는 항만에 대한 개발타당성 조사 수행, 이란 항만분야 담당 공무원 초청연수 등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한국 선급과 이란 선급이 공동으로 합작기업(JV)을 설립해 이란 플랜트 설비 인증을 하는 한편, 향후 선박검사 서비스 분야 이란시장 진출이 확대될 것으로 김 장관은 기대했다.

수산분야도 다음달 중에 우리나라 해양수산부와 이란 수산청간 양식 등 수산 전반에 대한 협력을 담은 양해각서(MOU) 체결을 준비 중이다.

특히 수산업은 이란 외에도 무슬림 친화형 수산 가공식품 개발로 할랄시장 수출에 주력하고 있다. 할랄인증 취득 지원을 지난해 2억원에서 올해 4억원으로 두배 확대하고, 현지 시장동향 정보를 업계에 지속적으로 제공해 수출시장을 확대할 방침이다.

실제 수산물 수출은 어려운 여건 속에도 실적이 증가하며 선전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 실적이 감소하는 가운데 1분기 수산물 수출은 1.5%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는 이런 상승세를 기반으로 ‘수산물 수출지원사업 로드맵’을 수립하고 수출기반 조성, 홍보 마케팅, 수출애로 해소 등 각종 수출 지원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다.

김 장관은 “수출기반 조성을 위해 수산식품 생산 인프라를 구축해 경쟁력 있는 수산가공식품 개발을 추진 할 것”이라며 “수출애로 해소 차원에서 검역, 위생 등 비관세장벽 대응을 적극 지원하고 국내외 물류유통망을 확충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장 목소리 반영하는데 집중…국민 체감도가 중요”

김 장관은 취임 후 현장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는데 집중하고 있다.

엔저 등 대내외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김과 굴 수출액이 각각 3억 달러와 1억 달러를 달성한 것도 현장 애로사항을 제때 해소했기 때문이다.

또 낚시어선 등 사고예방을 위한 다중이용선박 안전관리 대책(1월), 광양항을 산업클러스터항으로 육성하기 위한 특화발전방안을 마련(2015년 12월)도 그의 성과로 꼽힌다.

올해 예산에는 해수부 발족 이래 최고치인 4조9000억원을 확보해 해양수산 정책 발전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직원들의 역량과 전문성을 강화하고 역동적인 조직문화를 조성하는 것도 김 장관의 생각이다. 국민에게 신뢰와 사랑을 받는 해양수산부로 거듭나도록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실제 김 장관은 특별한 외부 일정이 없을 때는 구내식당을 이용한다. 직원들과 소통하고 필요한 부분을 직접 청취하면서 개선점을 찾는 것이다.

김 장은 “앞으로 ‘해양수산 입국(入國)으로 바다의 꿈과 가치 실현’이라는 비전으로, 해양수산업 발전을 위해 매진하겠다”며 “첨단양식과 유통‧가공 기술의 획기적 발전 등을 통해 올해 년 수산물 수출액 23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발혔다.

그는 이어 “어촌관광 등 어업 외 소득 증대를 통해 빠른 시일내 어가 소득을 도시근로자의 80% 수준으로 높일 것”이라며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해 세계수산대학(WFU)를 유치하고, 인도와 해운·물류 산업 협력, 이란과 경제협력 등으로 새로운 블루오션시장 개척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영석 해양수산 장관은 = 1959년 출생, 충청남도 아산, 천안고등학교, 경북대학교 행정학과 학사, 시라큐스대학교 대학원 행정학과 석사, 제27회 행정고시, 해양수산부 해양환경과 과장, 부산지방해양항만청 청장, 2012 여수세계박람회 조직위원회 사무차장,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실 해양수산비서관, 해양수산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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