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린치, 5년 만에 신흥국 투자의견 '매수'로 상향조정

2016-04-19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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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 세계적인 투자은행(IB)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가 5년 만에 신흥국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 축소'에서 '매수'로 바꿨다.

19일 BoA메릴린치는 홍콩에서 발표한 '아시아 주식시장 전략보고서'에서 "이머징마켓이 벙커에서 탈출하고 있다"며 "지난 5년간 유지해오던 아시아·이머징마켓 주식에 대한 약세 의견을 접고 장기 구조적 강세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그 동안 BoA메릴린치를 포함한 다수 IB는 아시아를 비롯한 신흥국 증시에 대해 부정론을 펼쳐왔다. 금융위기 이후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뚜렷해진 데다 미국이 양적완화를 시작하면서 선진국 증시가 강세장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BoA메릴린치는 최근 아시아·신흥국 주식의 밸류에이션 매력도나 저평가된 통화의 경쟁력, 중국의 통화 완화 정책 등을 감안하면 지금이 변곡점이라고 진단했다. 

BoA메릴린치에 따르면 현재 아시아 상장기업의 평균 매출 대비 주가(P/S)는 1995년 고점 대비 17% 수준까지 하락했다. 아시아 증시 주가순자산가치(PBR)도 1.3배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과 비슷한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또한 BoA메릴린치는 미국 달러화 강세가 정점에 다가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비해 신흥국 통화는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수출이나 기업 실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현재 23개 이머징마켓 통화 가운데 40%인 9개국이 달러 대비 저평가돼 있다. 이는 1997~1999년의 아시아 외환위기, 2002년 닷컴버블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비중이다.

아울러 아시아·이머징마켓 주식시장 발목을 잡아왔던 철강·원유 등의 과잉공급도 해소 기미가 보인다고 전망했다. 인도는 2011년부터 현재까지 5년간 국내총생산(GDP) 대비 투자 규모가 8.3%포인트 줄었고, 러시아·브라질도 각각 6.3%포인트와 5.1%포인트 감소했다. 반대로 미국(2.2%포인트)과 일본(1.0%포인트)은 투자가 늘고 있다.

이에 BoA메릴린치는 "지난 5년간 달러 강세와 낮은 인플레이션에 기대왔던 성장주·경기방어주를 팔고 경기순환주·가치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아시아 신흥국 증시는 글로벌 자금이 유입되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두 달 동안 홍콩 H지수는 11.3% 올랐고 상하이종합지수와 대만 지수도 각각 6%, 4.2%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5%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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