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판부터 ‘끝장승부’…롯데 넉 다운 시킨 ‘신바람 LG’

2016-04-12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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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환. 사진=LG 트윈스 제공]

아주경제 서민교 기자 = 야구팬들은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가 만나면 ‘엘롯라시코’라며 혈전을 예감한다. 라이벌은 라이벌이었다. 올 시즌 첫 맞대결부터 무려 5시간이 넘는 숨 막히는 연장 혈투였다. 도망가면 추격했고, 따라오면 도망갔다.

양 팀 합산 23득점-33안타-13볼넷이 쏟아졌다. 마지막에 웃은 건 LG였다. 팀 타율·평균자책점 1위의 롯데 자이언츠를 무너뜨렸다. 그 비결은 살아난 LG의 신바람 야구였다.

12일 잠실구장을 찾은 LG 팬들은 흥분된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경기 막판 LG 더그아웃 뒤편 홈 관중석은 파도타기 응원으로 흥을 돋웠다. 이날 선보인 LG의 역동적인 야구는 팬들을 매료시키기 충분했다. 소수정예로 나선 롯데 원정 팬들도 이에 못지않은 응원전으로 라이벌전을 만끽했다.

LG는 롯데전에서 엄청난 공방전 끝에 12-11로 짜릿한 연장 10회 역전승을 거뒀다. LG는 3연패 탈출에 성공하며 시즌 전적 4승4패로 승률 5할을 맞췄다. 롯데는 연승이 멈추면서 5패(5승)째를 당했다.

LG는 무릎 부상으로 시즌 개막 이후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주전 유격수 오지환의 1군 복귀로 탄력을 받은 날이었다. 상대는 라이벌 롯데. LG는 에이스 헨리 소사를 내세워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하지만 경기 초반 소사가 흔들렸다. 롯데의 강력한 펀치에 휘청거렸다. 롯데는 강정호의 2점 홈런을 포함해 1회초에만 4점을 뽑았다. 쉽게 무너질 것 같은 경기는 1회말 LG가 곧바로 추격의 3점을 뽑으면서 팽팽하게 전개됐다. LG는 상대 선발투수 김원중의 제구가 흔들린 틈을 타 발야구로 추격에 나서 3-4로 따라붙었다.

이후 예상 밖 투수전이 펼쳐졌다. 흔들리던 소사는 야수들의 지원 사격을 받으며 안정을 찾았다. 소사는 2회부터 무실점 투구를 이어가며 6이닝을 책임졌다. 롯데도 김원중이 가까스로 마운드를 버틴데 이어 이정민이 5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았다.

LG는 6회말 대량 5득점을 뽑으며 역전에 성공해 신바람을 냈다. 3-4로 뒤진 6회말 1사 후 돌아온 오지환이 빠른 발을 살려 3루 내야안타를 만들었고, 이어 정주현의 적시 2루타 때 홈까지 내달렸다. 이어 대타 이병규(7번)의 안타를 시작으로 채은성의 적시타, 이천웅의 싹쓸이 2루타가 폭발하며 순식간에 8-4로 뒤집었다.

롯데의 추격이 만만치 않았다. 롯데는 7회초 곧바로 4점을 더해 다시 8-8 균형을 맞췄다. LG는 7회말 1사 2, 3루 찬스서 이형종이 윤길현을 상대로 깔끔한 2타점 적시타를 때린 뒤 박용택이 승부의 쐐기를 박는 우중간 적시 2루타로 11-8까지 다시 달아났다.

쫓고 쫓기는 추격전. LG는 셋업맨 이동현이 8회 1사 후 마운드에 올라 ⅔이닝을 깔끔하게 처리했으나 9회 등판한 마무리 투수 임정우가 또 흔들리며 위기를 자초했다. 임정우는 선두타자 김주현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1사 후 김문호에게 적시 3루타, 손아섭 타석 때 폭투로 2실점을 해 11-10으로 쫓겼다.

결정적 승부처는 9회초 1사 1, 2루 위기 상황. 돌아온 오지환의 진가가 드러난 장면이었다. 바뀐 투수 이승현이 황재균에게 유격수 왼쪽 깊숙한 내야안타를 허용했다. 오지환이 한 차례 타구를 더듬는 사이 손아섭이 홈까지 질주했다. 오지환은 한 박자 늦은 타이밍에도 송곳 같은 송구를 해 홈에서 합의판정까지 이르는 접전 끝에 아웃 판정을 받았다.

남은 아웃카운트는 하나. 승운은 LG로 기울었다. 하지만 승부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롯데는 짐 아두치가 대타로 나서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동점 적시타를 때려 끝내 11-11 동점을 만들었다.

LG는 9회말 오지환과 정주현이 범타로 물러난 2사 후 이형종이 이성민을 상대로 우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극적인 3루타로 다시 끝내기 찬스를 열었다. 롯데의 위기. 롯데 7번째 투수 이성민은 박용택과 루이스 히메네스를 연달아 고의사구로 걸러 만루를 만든 뒤 채은성을 택했다. 롯데의 선택이 옳았다. 채은성은 3구 헛스윙 삼진으로 허무하게 돌아서 결국 정규이닝 승부를 가르지 못하고 연장전에 돌입했다.

LG는 연장 10회초 이승현이 롯데 타선을 틀어막은 뒤 10회말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선두타자 이천웅의 중전 안타와 양석환의 보내기 번트로 득점권에 주자를 보낸 뒤 정상호가 좌전 안타를 때려 1, 3루 찬스를 잡았다. LG는 대타 서상우를 기용하며 승부수를 띄웠고, 롯데는 다시 서상우를 거르고 만루에서 정주현을 택했다.

9회말과 비슷한 상황. 롯데는 마무리 투수 손승락까지 올리는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LG는 두 번 당하지 않았다. 정주현은 연장 10회말 1사 만루서 1B1S 이후 3구째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3루 주자 이천웅을 홈으로 불러들여 극적인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승리투수는 이승현, 패전투수는 이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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