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대만 독립' 성향이 짙은 차이잉원(蔡英文) 민진당 주석의 내달 총통 취임을 앞두고 중국과 대만의 양안관계가 자꾸만 어긋나고 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 인터넷판인 환구망(環球網)은 대만 당국이 12일 최근 진리췬(金立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총재가 제시한 조건에 반발하며 "대만은 중국 주도 AIIB에 가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12일 보도했다.
또, "AIIB는 비주권지역, 국제관계 활동을 책임질 수 없는 지역은 해당 지역 주권을 가진 정부를 통해 가입을 신청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홍콩은 물론 대만은 중국 재정부를 통해 가입을 신청해야 한다" 덧붙였다.
진 총재의 이 발언이 대만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장성허(張盛和) 대만 재정부 부장(장관급)은 12일 "중국이 제시한 조건은 대만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이렇게는 AIIB에 가입할 생각이 없다"고 가입 거부로 항의의사를 전달했다.
대만은 지난해 3월 말 중국에 AIIB 창립회원국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가입이 불허된 바 있다. 당시 문제는 명칭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대만은 '중화타이베이(中華臺北, Chinese Taipei)'로 신청서를 냈으나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워 '중국타이베이(中國臺北, Taipei China)'로 가입할 것을 요구했다.
이 외에도 최근 양안 관계 잡음이 곳곳에서 커지고 있다. 전날인 11일에는 중국이 케냐에서 대만인 8명을 대만과 사전 논의 없이 중국으로 강제 송환해 대만 당국이 크게 반발하기도 했다. 대만 당국은 "이는 불법 납치에 준하는 심각한 인권 침해 행위"라며 조속히 돌려보낼 것을 요구했다.
이번 총선에서 참패한 친중국 성향의 국민당은 중국 공산당과 정기적으로 개최해왔던 토론회 '국공포럼'(국공논단, 國共論壇) 폐지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