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진짜 살아나나…“정부 경제 지표와 기업 체감 경기 괴리감”

2016-04-1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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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임이슬 기자 90606a@]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정부와 산업계간 경기 전망에 대한 판단이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현 상황이 바닥을 찍은 징조라는 정부의 주장에 대해 산업계는 오히려 더 상황이 악화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출 감소율 선방·세계 6위 수출대국···정부, 장밋빛 전망 남발

정부는 최근 발표한 경기지표에서 몇 가지 긍정적인 신호인 신호가 감지된다고 밝혔다.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됐다는 것이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의 ‘3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 실적은 430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2% 감소했다. 국내 기업의 수출 전선이 어려운 상황에서 지난달 수출 감소율이 4개월 만에 한 자리 수를 기록한 것이다.

수출 감소율이 줄어든 것은 지난 2015년 1월 이후 처음으로, 2개월 연속 감소 추세를 이어갔다. 세계 경기부진, 저유가, 주요품목 단가하락 등 부정적 여건이 지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통계청도 ‘2월 산업활동동향’ 보고서를 통해 2월 전체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0.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갤럭시S7, G5 등 휴대전화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반도체 생산과 수출 물량이 늘어난 덕에 3.3% 증가한 광공업 생산이 전체 산업생산 반등을 이끌었다. 광공업생산은 2009년 9월(3.7%)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68로 2월(63)보다 5포인트 올랐다. 작년 10월 이후 5개월 만에 첫 상승이다. 기업들의 경기 체감이 기준치(100)에는 여전히 못 미치지만 그래도 다소 나아졌다고 한은 측은 설명했다.

◆산업계 전망은 부정적 “2분기 수출 위축 우려”

반면, 산업계가 바라보는 경기는 오히려 부정적인 전망이 커져 정부 발표와 대조를 이뤘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BSI 조사 결과, 4월 BSI 전망치는 95.7을 기록해 6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밑돌았다. 연도별 3월 전망치를 비교하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86.7)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3월 실적치도 94.2를 기록, 지난해 5월 이후 11개월 연속 기준선 아래에 머물렀다. 기업들은 4월 내수 및 수출이 모두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24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 조사’ 역시 91로 전 분기(81) 대비 10포인트 상승해 회복세를 보였으나, 기준치(100)를 넘어서진 못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국내 645개 수출업체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출산업경기전망(EBSI) 조사’에 따르면, 2016년 2분기 수출산업경기 전망지수(EBSI)는 98.7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98.4로 떨어졌던 EBSI는 4분기 100.4, 올 1분기 101.4로 근소하게나마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했으나 2분기에 다시 떨어졌다. 1분기에 이어 연간 수출 계약이 몰리는 2분기에도 부정적인 전망을 낸 것은 당분간 수출경기가 회복되지 못할 것임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산업계의 경기 지표에 대한 엇갈린 해석은 그만큼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 깊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봉현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정부의 거시경제 지표와 기업들의 체감 경기는 온도차, 시각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시간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 무엇보다 기업들의 투자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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