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약세 우려에 달러 부채 청산 나선 중국 기업들

2016-04-11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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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약세 우려에 달러 부채 청산 나선 중국 기업들. [사진=중국신문사]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위안화 약세로 달러 표시 부채 상환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한 중국 현지 기업들이 달러화 부채를 청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증권정보업체 윈드사 통계에 따르면 지난 하반기 중국 국내 상장사들이 모두 370억 달러(약 42조6800억원) 어치 달러화 부채를 줄였다. 이는 전체 달러 부채의 35%에 상당하는 규모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중문판이 11일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중국 최대 국영 항공사인 남방항공도 80억 달러 어치 부채를 줄였다. 이는 전체 회사 총자산의 28%에 해당하는 수준이라고 FT는 설명했다.

특히 달러 부채를 많이 보유한 에너지 원자재 기업들의 달러 부채 줄이기 행보가 눈에 띄었다. 중국 석유메이저인 시노펙이 지난해 2분기에만 127억 달러 부채를 청산했다.  페트로차이나와 선화에너지, 바오강, 우쾅그룹 등이 청산한 달러 부채도 190억 달러에 달했다.

레이몬드 영 호주뉴질랜드은행(ANZ)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해 8월 이후 각 회사들이 현지 어음 발행이나 리파이낸싱 등을 통해 미 달러 부채를 위안화로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해 8월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돌연 위안화를 대폭 평가 절하한 이후 중국 현지 기업들의 위안화 약세 우려가 깊어졌다고 분석했다.

중국기업들은 미 달러 부채 발행도 꺼리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 해 하반기 중국 기업들의 미 달러 부채 발행량은 150억 달러에 그쳤다. 2014년 하반기 277억 달러에서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위안화 약세로 중국 기업들의 미 달러 부채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추세다. 올 1월 중국 기업들이 지불해야 할 달러 부채 상환금만 97억 달러에 달했다. 딜로직은 이 숫자가 2018년에 정점에 달해 325억 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달러 부채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향후 중국 기업들의 디폴트 선언도 줄지을 것으로 FT는 우려했다.  이미 카이사그룹, 산수이시멘트 등 중국 중견기업들이 달러 과다 채무로 디폴트를 잇달아 선언하면서 중국 기업들의 부채 상환능력에 대한 의구심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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