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특집] 무서운 차이나머니, 선진국​·IT​·소비로 '발' 넓힌다

2016-04-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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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아시아서 '일대일로' 추진, 북미​·유럽 시장 확대로 경쟁력 확충

선진국 첨단 IT, 소비종목 집중 공략

[그래픽= 아주경제 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위력적인 차이나머니가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그 모습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차이나머니의 사냥터는 아시아를 넘어 북미와 유럽까지 확장됐고 인수 분야도 과거 인프라 중심에서 최근에는 첨단 IT 산업, 소비산업으로 확대됐다. 

아시아 시장에서의 차이나머니는 당국이 야심차게 내놓은 '일대일로'(육·해상실크로드) 추진과 함께 움직이고 있다. 에너지, 광산업, 제조업 등 인프라 관련 기업 인수에 공을 부쩍 들이는 중이다. 지난해 중국 국영기업인 창장싼샤(長江)그룹이 36억6000만 달러에 브라질 수력발전소 두 곳을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인수·합병(M&A)은 아니지만 국유기업 '중국해외항구'가 파키스탄 정부와 과다르항 자유무역지대 부지 1.6㎢에 대한 장기 임차계약을 맺고 인프라 건설 등에 16억2000만 달러 투자를 약속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최근에는 북미, 유럽 기업을 주목하며 선진 기술력과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 선진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분위기다. 중금망(中金網)은 "중국의 선진국 기업 M&A가 빠르게 늘고 있으며 △고급호텔과 리조트 △전자제품 △중공업 △영화 △소프트웨어 △어플리케이션(앱) 제작 등 소비, 하이테크 분야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는 중국의 '소비 중심' 경제체제로 전환이라는 목표에도 부합한다.

실제로 차이나머니 공습의 최전선에 있는 안방보험은 미국 유명 호텔 인수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2014년 120년 역사의 미국 맨해튼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을 19억5000만 달러에 매입했고 지난달 스트래직 호텔 앤 리조트를 65억 달러에 인수했다.

중국 최고 부호 왕젠린(王健林) 회장이 이끄는 완다(萬達)그룹은 할리우드 영화사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를 매입했다. 가전업체 인수 소식도 줄을 이었다. 하이얼의 GE가전부문 인수는 물론 메이디는 도시바를, 애플 하청업체 팍스콘으로 유명한 중화권 기업 대만 훙하이(鴻海)정밀공업은 104년 전통, 일본 대표 전자업체 샤프를 손에 넣었다.

지난해 중국 옌타이 의료기업 루예(綠葉)그룹이 호주 대형사설병원 그룹 '헬스케어 오스트레일리아', 중국 M&A의 큰손 푸싱(復星)그룹은 미국 보험회사 아이론쇼어와 메도우브룩보험그룹을 인수했다.

중국 대표 유제품 업체 광밍(光明)식품은 지난해 3월 말 이스라엘 대표 식품업체인 트누바를 인수하며 막강한 글로벌 시장 진출 파트너를 확보하기도 했다.

중국 대표 IT 기업인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도 중국 M&A 급증에 힘을 보태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BNP 파리바는 지난해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국내외 M&A에 각각 150억 달러와 163억 달러를, 바이두는 8억7000만 달러를 쓴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 기업은 IT 스타트업이나 게임,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주목하고 있다. 알리바바의 경우 최근 미국 소셜커머스업체 그루폰 주식 3300만주(5.6%)를 확보하며 4대 주주가 됐다. 지난해는 미국 소셜커머스 주릴리의 주식 480만주를 5620만 달러에 매입했고 2013년에도 또 미국 전자상거래업체 '숍러너'에 2억200만달러를 투자해 지분 39%를 사들였다. 최근에는 한국 SM엔터테인먼트 주식 87만주를 355억원에 매입해 지분 4%를 확보했다. 

차이나머니의 거센 공세에 시장은 달갑지만은 않다는 표정이다. 세계 유명 기업이 중국 손에 들어가면서 각 분야에서 중국의 영향력과 발언권이 커지고 기술력만 빼앗길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됐다. 

엄청난 규모의 '자본력'을 바탕으로 인수전에 뛰어들어 M&A 가격을 높이는 것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다. 최근 안방보험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안방보험은 메리어트의 인수가 거의 확정된 미국 '스타우드 호텔 앤 리조트' 인수전에 갑자기 뛰어들어 인수가를 122억 달러에서 136억 달러까지 올려놨다. 결국 안방보험이 인수를 포기하면서 메리어트는 14억 달러를 손해봤다.  

중국 경제의 ‘뇌관’으로 지적되고 있는 부채도 우려된다. 신용평가기관 피치 관계자는 “경영상황이 좋지 않은 중국 대형 국유기업이 국유은행의 전폭적인 자금 지원에 기대 해외기업을 먹어치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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