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욱의 엔터PARK]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리그의 시작’? 원더우먼만 남았네!

2016-04-18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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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스틸]

아주경제 박영욱 기자 = 국내 개봉 12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감독 잭 스나이더)’.

151분의 러닝타임 동안 리얼한 컴퓨터 그래픽(CG)과 스펙터클한 액션신이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하지만 이 것 뿐이다. 영화가 끝나자 주인공 배트맨(벤 애플렉 분)과 슈퍼맨(헨리 카빌 분) 캐릭터는 온 데 간 데 기억이 없다. 오직 원더우먼만 남았다. ‘저스티스의 시작’이 아닌 ‘원더우먼’의 시작이다.

DC코믹스의 만화가 원작인 이 영화는 DC코믹스 마니아와 일반 관람객 사이의 평이 확실히 갈린다.

영화적 내러티브의 구성, 스토리 라인, 편집 등에 대해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는 시선부터 평면 1차원의 만화에서 생생한 CG로 활동적인 캐릭터를 제대로 구현해냈다는 반응까지 호불호가 확연하다. 영화를 보는 관점이 무엇인가에 따라 사람마다 영화에 대한 평은 제 각각이 될 수 있다. 이점을 인정한 다 하더라도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은 결코 웰메이드는 아니다.

이 영화는 이상하다. 배트맨을 연기한 벤 애플렉과 슈퍼맨의 헨리 카빌은 연기에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엔딩으로 갈수록 주인공 배트맨과 슈퍼맨 캐릭터는 존재감을 잃는다. 내러티브의 실패 때문이다.

우주 최강의 악 ‘둠스데이’와의 마지막 전투 신에서도 배트맨과 슈퍼맨은 겉도는 느낌이다. 액션 신마저 이야기가 끊긴다. 황당함의 극치는 목숨을 걸고 싸우는 마지막 전투 중 갑자기 나오는 슈퍼맨과 연인인 로이스 레인(에이미 아담스 분)의 멜로 장면이다.
 

[사진=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스틸]

오히려 이스라엘 출신 여배우 갤 가돗이 연기한 원더우먼이 빛이 난다. 강렬하고 짧게 등장해 모든 것을 쏟아 부은 느낌이다. 갤 가돗의 신들린 연기와 의상, 건강미 넘치는 미모,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액션신 등이 슈퍼맨과 배트맨보다 원더우먼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 넣은 듯하다. 차기작 시리즈 영화 ‘원더우먼’을 노린 다분히 의도적인 계산인지는 모르겠지만 ‘저스티스리그’가 끝나고 영화 ‘원더우먼’의 완성이 기다려지는 어리둥절한 느낌이다. 실제로 갤 가돗 주연의 영화 ‘원더우먼’은 2017년 개봉을 목표로 제작중이다.

‘비주얼을 중요시 하는 헐리웃 블록버스터 영화가 다 그렇지 뭐’, ‘무슨 스토리를 기대해’. ‘그냥 눈이 즐거우면 되는 거야’, 이 수준의 문제가 아니다.

마블의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와 비교해 봐도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은 스토리 라인이 너무 엉성하다. 영상미와 비주얼에만 너무 치우친 실망스런 결과물이다.

이 영화는 마치 건강에 좋고 값이 비싼 재료인 산삼, 송로버섯, 샥스핀을 믹서기로 갈아서 마신 느낌이다. 아무리 비싸고 몸에 좋아도 어울리지 않은 재료와 막무가내 레시피 요리는 최악의 맛이 난다.

영화 제목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리그의 시작’처럼 이 영화는 저스티스 리그의 출발을 알리는 작품이다. 이 DC코믹스 시리즈는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시작으로 ‘원더우먼’, ‘그린랜턴 군단’ 등 2020년까지 10편의 영화가 제작 될 예정이다.

앞으로 수없이 만들어 질 DC코믹스 시리즈에서 흥행을 기대한다면 이 영화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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