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죽음이 곧 삶의 시작이고 삶의 끝이 죽음이다."
삶과 죽음의 연속성에 천착했던 사진작가 김수남(1949~2006)의 기증사진 특별전이 열린다.
김수남은 1970년대부터 전국의 굿판을 카메라에 담고 아시아 여러 나라의 다양한 모습을 기록해 왔다. 그의 사진집 '한국의 굿' 시리즈는 '2005년 한국의 책 100'에 선정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소개될 정도로 역사성, 예술성을 인정받았다.
그는 라포(rapport)라고 부르는 피사체와의 친밀감 형성을 중시한 작가로서, 굿을 청하는 사람들과 주관하는 이들의 심정을 헤아려 공감대를 형성한 다음에야 셔터를 눌렀다.
전시는 '삶의 시작', '삶을 위한 기원', '삶의 경계에 있는 사람들' 등 총 3부로 구성됐다.
1부가 죽음-슬픔-위로-작별-치유의 과정을 거치며 산자와 망자가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과정을 다룬다면 2부는 출산, 풍농풍어, 무사안녕, 무병장수 등을 중심으로 한바탕 펼쳐지는 기원의 장으로서의 굿을 조명한다. 3부에서는 굿을 청하는 사람들과 함께 웃고, 즐기며, 슬퍼하면서 그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무당들의 인간적 표정과 신명난 행위들을 보여준다.
사진 전시 이외에도 다큐영화 상영, 전시 연계 강연회, 온라인 전시 개최 등 부대행사들도 마련된다.
전시기간 중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국립민속박물관 영상채널 스튜디오에서는 김수남의 활동 내용, 사진 철학 등을 담은 다큐영화를 상영한다. 또한 5월 6일에는 그와 함께 활동한 지인들이 풀어내는 회고담을 들을 수 있는 강연회가 진행되며, 4월 11일부터는 네이버와 함께 온라인 전시도 운영한다. 온라인에서는 전시도록에만 수록되어 있는 100점의 사진을 추가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천진기 관장은 "(이번 전시는)일상을 살아가면서 무심코 지나치는 삶과 죽음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사진에 묻어 있는 작가의 고민과 노력을 통해 사라진 굿판과 그 현장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