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우리나라에서도 민물장어(뱀장어) 완전양식이 가능할 날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전남도해양수산과학원은 세계적으로 어려운 뱀장어 완전양식을 위한 인공종묘 대량 부화에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뱀장어 수정란에서 부화시키는 데 성공한 것이다.
지난해까지만해도 약 248만립을 채란, 수정해 포배기(수정 후 5시간)까지의 진행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 여수 돌산 해양수산과학관에 부화 및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신선한 해수를 연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유수식 부화 실험수조를 설치한 결과 약 10만여 개체의 인공종묘 대량 부화에 성공했다.
이 같은 성공은 5~10년산 어미 뱀장어를 양성해 채란하고, 성 성숙호르몬 또한 자체 개발한 호르몬(GnRH)을 활용한 것이 주효했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특히 양식산의 경우 수컷이 90%로 암컷이 절대 부족해 일본 등 다른 연구소에서는 성전환 호르몬을 사용해 암컷으로 성전환해 채란하는 반면, 전남도해양수산과학원은 자체 기술개발을 통해 천연물질을 활용한 사육 기법으로 뱀장어의 암․수 성비를 자연(5대5)과 동일하게 양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더욱이 뱀장어 등 양식 기술 선진국인 일본의 경우 27개 기관에서 뱀장어 연구에 나서고 있으면서도 대량부화에는 성공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번 성과는 큰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 뱀장어 양식은 천연 뱀장어의 치어를 잡아 기르는 형태였다. 그러나 전남도는 이번 대량부화 성공으로 최근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뱀장어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뱀장어 종묘는 세계적으로 자원량이 급감해 국가 간 거래 금지 품종 지정이 추진되고 있는데다 세계 뱀장어 시장 규모는 14조원 정도여서 인공종묘 생산 기술개발 시 부가가치가 매우 높은 산업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실뱀장어 수요량도 20t이나 국내에서 채집할 수 있는 양은 1.5t~2.5t에 불과해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에서 실뱀장어 생산까지 성공할 경우 국내 실뱀장어 자연자원 고갈을 방지는 물론 종묘비도 절감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전남도해양수산과학원은 앞으로 부화 후 약 6개월이 소요되는 실뱀장어 양성까지의 초기 먹이생물(미세조류 등) 및 배합사료 개발에 모든 연구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인곤 전남도해양수산과학원장은 "빠른 기간 내에 뱀장어 인공종묘 생산 산업화를 통해 세계시장을 선점, 뱀장어 산업을 전남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