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경기 수원) 이수경 기자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공식 선거운동 이틀째인 1일 경기도 남부 일대를 흝으며 강행군을 이어갔다.
야권 성향이 강한 경기도 지역은 선거구 조정으로 수원에서만 '갑·을·병·정'에 이어 최초로 '무' 선거구가 생겨나는 등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의석인 60석을 배정받게 됐다. 새누리당이 이번 총선에서 최대 승부처로 꼽는 이유다.
수원병에서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창호 국민의당 후보가 야권연대에 합의한 데 이어 심상정 정의당 대표 지역구인 고양갑에서도 단일화 논의가 진행되는 등, 경기도 내에서 연대 논의의 물꼬가 점차 트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수원역 인근 로데오거리에서 수원지역 후보 합동유세 참석을 시작으로 군포 산본시장, 안양시 만안구, 광명 하안사거리, 시흥 삼미시장, 안산 상록구와 단원구 등 9곳을 돌았다.
수원에서 그는 "야권 단일화는 수원의 발전과 민생은 돌보지 않고 선거 승리만을 위해서 표 계산만 하는 것"이라며 "이것 참 우리 국민을 우롱하는 잘못된 일이 아닙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같이 당을 하다가 때 이른 대권싸움이 시작돼 탈당하고 분당사태까지 갔는데, 선거가 불리해지자 다시 손을 잡고 연대한다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잔수 아니냐"면서 "이런 잘못된 정치관행에 수준 높은 수원 시민들은 절대로 속아넘어가지 말라"고 당부했다.
광명에선 비판의 강도를 한층 높였다.
김 대표는 "친노패권주의에 실망해 탈당하고 나름의 정체성을 갖고 국민의당을 만든 안철수 대표에게 다시 손 잡고 살자는 것은 제정신이 아니지 않나"라며 "안철수 대표가 낡은 진보정치 청산을 외치면서 친노 운동권 패권주의자들의 부활을 돕는 도우미 역할, 그런 바보같은 역할을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더민주의 국민의당을 향한 단일화 압박은 국민의당을 보고 친노 운동권 세력의 국회 진출에 대해 신원보증을 서 달란 얘기"라며 "문재인 전 대표는 이 시간에 뒤로 숨어다니지 말고 지난번 19대 총선 때 단일화로 종북세력의 국회 진출을 도운 데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가 이처럼 단일화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하는 것은 수도권 내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가 흔들릴 경우, 과반 이상의 의석 확보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공천 갈등을 겪으면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TK(대구·경북) 지역과 영남지역 등에서 지지율이 떨어지는 등 표심을 잃었다는 위기감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정작 더민주의 단일화 노력도 신통찮은 상태다. 이날 서울의 첫 단일화 성사로 주목받았던 강서병 한정애 후보와 김성호 국민의당 후보는, 서로 합의문에 대해 각기 다른 주장을 내놓아 무산 위기에 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