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파주) = 이 세상의 모든 을들을 위한 드라마, ‘욱씨남정기’가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순항중이다.
1일 오후 경기도 파주 원방스튜디오에서 JTBC 금토드라마 ‘욱씨남정기’ 촬영 현장 공개 및 기자간담회가 개최된 가운데 이형민PD, 이요원, 윤상현, 황찬성, 손종학, 김선영 등이 참석해 드라마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욱씨남정기’ 이형민PD는 그간 강렬한 멜로 드라마를 주로 연출해오다 이번에 첫 코미디 장르에 도전했다. 그는 “첫 코미디라 고민 많았다. 그런데 제가 코미디를 보는 걸 좋아했고, 상상했을 때 어떤 영화와 비슷할까 생각해봤다. 그러나 ‘직장의 신’처럼 가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고 솔직히 말했다.
이 PD는 “현실성 없는 이야기는 싫었다. 옆집에 이런 사람이 있을법한 캐릭터라는 생각을 갖고 연출했다. 대리만족 한다”며 “굉장히 즐겁고 어떤 메시지를 주려는 것 보다 ‘갑은 변하지 않는다. 을이 어떻게 살아야 할 건가’하는 드라마가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이 세상 모든 을(乙)들의 대변장…‘욱씨남정기’
‘욱씨남정기’는 독설과 욱하는 성질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욱다정과 소심끝판왕 남정기의 리얼 공감 100% 생활밀착형 드라마로 갑질의 시대를 살아가는 을들의 고군분투기를 그린다.
먼저 이요원은 “저는 회사생활을 안 해봐서 (을의 마음에 대해) 잘 모른다. 일단 대본에 나와 있는 대로 충실히 표현하려고 한다.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회사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옥다정이 하는 행동들이 속시원했다. 막상 나는 못한다. 현실에서는 남정기에 가깝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대본 읽으면서도 정말 이런 여자가 있을까 싶기도 하면서도 속시원 했다. 일단 옥다정은 실력과 능력이 있기 때문에 그 자신감 때문에 큰 소리를 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극중 뼛속까지 을(乙)의 마인드로 소심하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가는 남정기 역을 맡은 윤상현은 “갑과 을은 어디에든 깔려있다”며 “처음 데뷔할 때부터 주인공이었지만 제게 갑은 너무 많았다. 그러나 이 드라마를 찍지 않고 대본을 보지 않았으면 아마 우리나라 을들의 애환을 모르고 지나갔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드라마를 찍으면서 수많은 을들의 아픔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윤상현은 ‘욱씨남정기’를 통해 을들의 짠함을 표현하고 있다고 밝히며 “갑과 을의 관계는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자신이 하고 있는 것을 열심히 하고 자기 자신을 인정해주고 열심히 살다보면 언제까지나 을로만 살라는 법이 있겠느냐. 살다보면 갑이 될 수도 있다”며 “갑이 됐을 때 을들에게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우리 사회가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모든 을들의 마음을 대변했다.
김선영 역시 “배우는 계속 을이어야 한다. 늘 선택받아야하기 때문”이라며 “그런 부분이 굉장히 힘들다. 그래서 을들을 이해하면서 연기하고 있다”고 을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 경쟁작 ‘기억’, 꿀리지 않는 이유 있는 자신감
‘욱씨남정기’는 현재 tvN 금토드라마 ‘기억’과 동시간대 방영하며 경쟁을 펼치고 있다. 현재까지는 ‘기억’이 시청률로는 조금 앞서고 있지만 ‘욱씨남정기’ 배우들은 전혀 아랑곳 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감이 가득했다.
윤상현은 “tvN이 잘못 선택한 것 같다. 봄을 맞이해 좀 밝은 장르로 드라마를 선택했다면 시청률을 나눠먹었을 것”이라며 “계속 누적되면서 유쾌하고 감동이 있는 부분이 한 편도 없었던 적이 없다. 이렇게만 된다면 10%는 금방 넘을 것 같다. 5%만 넘어도 대박이라는 소리를 하시지만 7~8회가 나오면 5%는 넘는다고 보고 있다. ‘기억’을 금방 따라잡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특히 같은 그룹의 멤버인 이준호와 맞붙고 있는 황찬성은 “준호가 참 좋은 친군데 서로 드라마는 안 본다”고 너스레를 떨며 “서로 힘내자고 했다. 방송이 되기 전에 ‘기억’ 현장에 제가 커피차를 보냈다. 이에 답례한다며 저희 촬영장에 준호가 분식차를 보내기도 했다. 서로 응원하면서 촬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종학 역시 앞서 ‘미생’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이성민이 출연하는 ‘기억’에 대해 “재방송으로 가끔 보는데 어차피 성격이 워낙 다르기 때문에 걱정은 안하고 있다. 편하고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기자간담회를 마무리하며 이요원은 “마지막까지 열심히 하겠다. 이 드라마를 통해 시원하고 대리만족을 느끼셨으면 좋겠다. 끝까지 즐겁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윤상현은 “제 인생작인 것 같다. 시청자 분들에게 무언가를 드릴 수 있는 느낌이라서 촬영하는 내내 기분 좋다”고 말했다.
또 손종학은 “팍팍한 사회 구조 속에서 고군분투하시는 여러 을 분들 힘내셨으면 좋겠다. 저희가 그 분들의 삶을 바꿀 수는 없을지언정 ‘욱씨남정기’를 보시는 동안 그 시름을 내려놓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따뜻하고 가벼워진 날씨만큼이나 많은 이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욱씨남정기’. 남은 12회분 동안 경쟁작 ‘기억’을 앞지를 수 있을까. 앞으로 펼쳐질 ‘을’들의 통쾌한 고군분투기가 기대된다.
한편 JTBC ‘욱씨남정기’는 현재까지 4회분이 방송됐으며, 5회는 오늘(1일) 오후 전파를 탄다. 매주 금~토 오후 8시 30분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