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미국 법무부가 애플 측의 기술적 도움 없이 아이폰 잠금해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안보와 개인정보 보호를 두고 논란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언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애플을 상대로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 소재 연방지방법원에 요청했던 소송을 취하했다. 자체 기술을 통해 캘리포니아주 샌버너디노에서 총기 테러를 일으킨 범인의 전화기를 수사할 수 있게 된 데 따른 것이다.
법무부가 잠금해제에 성공했다고 밝힌 모델(아이폰 5c)는 지난해 12월 캘리포니아주 샌버너디노에서 사망자 14명을 포함, 40여 명의 사상자를 낸 테러 주범 사예드 파룩의 스마트폰이다.
앞서 미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 연방지방법원은 캘리포니아 샌버너디노 총기 테러와 관련해 이날 열리기로 했던 공판 날짜를 연기하기로 했다. FBI가 자체 기술을 모색할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연기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현지에서는 FBI가 제3기업을 통해 아이폰의 보안을 뚫은 것으로 보고 있다. FBI가 자체적으로 고안한 방식이 성공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개인 정보 보호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됐다. 자체 기술력을 보유할 경우 협조 없이도 수많은 아이폰의 정보를 확인할 가능성이 열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동안 수사당국은 총기 테러 외에도 다양한 사건과 관련해 애플 측에 아이폰 잠금해제를 요구해왔다. 사이러스 밴스 맨해튼 지방 검사의 설명에 따르면 "수사 과정에서 애플이 협조하지 않아 잠금 기능을 해제할 수 없었던 아이폰만 175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스마트폰 잠금해제에 따른 애플의 정확한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소송은 일단 취하됐지만 앞서 애플 안팎에서는 외부 기술이 작용하지 않도록 아이폰 내 보안을 강화할 수 있는 추가 기술을 마련할 것이라는 추측이 일찌감치 나온 만큼 앞으로의 대응에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