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홍광표 기자 =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고, 봄꽃 소식이 이어지면서 건강을 생각해 일부러 등산에 나선 이들이 많다. 등산은 근력강화와 근지구력 향상, 심폐 기능 강화 등 다양한 효과가 있는 유산소 운동이다.
그러나 봄철 산행이 모두에게 좋은 영향만 미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다리 정맥혈관이 고장 나 심장으로 잘 흐르지 못하는 ‘하지정맥류’ 환자들의 경우, 정맥이 약하기 때문에 급격하게 많아진 혈액순환량을 정맥이 감당하지 못해 다리에 쥐가 나고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어 주의가 당부된다.
이는 등산이 중력으로 다리 쪽에 피가 몰리는 운동이기 때문이다. 건강한 신체의 경우, 심장에서 뿜어져 나온 혈액은 손이나 발끝까지 원활하게 순환한 뒤 다시 심장으로 일정하게 돌아간다.
그러나 하지정맥류가 있는 경우에는 다리 말단기관을 순환한 정맥혈이 심장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정체되어 생기는 질환이다. 보통은 다리 정맥의 판막기능에 이상이 생겨 혈액이 다리 쪽에 역류되면서 생기고, 등산으로 다리에 무리하게 힘이 쏠리면 오히려 해가 되는 것이다.
강정수 원장은 “등산이나 달리기 등의 강도 높은 근육 운동을 하게 되면, 다리에 혈류량이 기본적으로 2~3배 정도 급격하게 증가하고 최대 25배까지 증가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경미하게라도 하지정맥류가 있었던 사람들은 많은 양의 피가 위로 올라가지 못하고 역류하기 때문에 증상이 심하게 악화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나이가 젊을 경우 혈관 탄력도가 높아 무리가 없을 수 있지만 노화가 진행된 경우라면 급격하게 증가한 혈류량이 문제가 큰 문제로 다가올 수 있다.”고 말했다.
등산을 계획 중이라면 평소 자신에게 하지 정맥류 증상이 있는지 체크하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두는 것이 좋다. 하지정맥류 초기 증상은 저녁에 다리가 자주 붓고, 저리거나 푸른 혈관이나 보랏빛 얇은 혈관이 종아리에 비쳐 드러난다. 증상이 있는 환자들의 경우에는 등산이나 달리기 등의 유산소 운동보다도, 수영이나 누워서 자전거 타기, 요가 등 다리로 중력이 작용하지 않는 운동을 하는 것이 증상을 완화시키면서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 된다.
또한, 등산 후 뭉친 다리 근육을 풀어주기 위해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거나 마사지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혈관을 더 늘어나게 만들어 하지정맥류를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