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16/03/28/20160328160932503665.jpg)
[아주경제 DB]
아주경제 김온유 기자 = 은퇴한 남편을 둔 여성이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70%나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모열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연구원은 2006~2012년 고령화연구패널조사(KloSA) 참여 45세 이상 남녀 5937명을 대상으로 4회에 걸쳐 은퇴에 따른 우울감의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8일 밝혔다.
연구팀은 조사에 참여한 본인과 배우자의 직업상태를 근무, 자발적 은퇴, 비자발적 은퇴 등으로 나눠 우울척도검사(CES-D)를 실시했다.
하지만 참여자들의 나이, 재산, 가구소득, 건강상태 등의 외부 요소가 결과에 반영되지 않도록 조정하자 우울증 위험도는 크게 낮아졌다.
자발적 은퇴를 한 남편을 둔 아내의 우울증 위험도는 70%에서 35%로 떨어졌다. 비자발적 은퇴를 한 남편의 아내는 재직 중인 남편을 둔 아내와 우울 정도에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강모열 연구원은 "경제상황 등의 변수를 보정했을 때 우울증 위험도가 낮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은퇴로 인한 경제적 스트레스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어 "은퇴 이후 가계수입의 급감이 가족 전체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에 참여한 남편의 경우 아내가 어떤 형태로 은퇴를 하든 회사에 다니고 있는 아내를 둔 남편과 우울감 차이가 거의 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전통적인 남녀역할의 고정관념 등이 성별에 따라 배우자의 은퇴를 다르게 받아들인 이유라고 추측했다.
강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은퇴가 개인의 문제만이 아니라 가족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는 점을 시사한다"며 "고령화로 은퇴 이후의 생활이 길어진 만큼 이에 대해 준비를 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