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지원, 반하지 않을 수 없는

2016-03-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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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지원 [사진=킹콩 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그녀의 크고 반짝거리는 눈망울은 금세 빠져들게 하는 묘한 매력을 내뿜는다. 정말 신기한 배우다. 차갑거나 새침하거나 둘 중 하나일거라 생각했다. 많은 이들이 배우 김지원에게 느꼈던 편견 아닌 편견이었다. 그러나 김지원은 드라마 속 그녀처럼 발랄했고 또 야무졌다.

김지원이 출연중인 ‘태양의 후예’는 방송 9회만에 시청률 30%를 돌파하며 인기 고공행진을 달리고 있다. 더불어 매회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는 등 가히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런 드라마에서 그녀는 다양한 이름을 가진 ‘윤명주’를 연기중이다. 데뷔 이후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으며, 또 팬들의 관심은 온통 김지원을 향해 있다는 사실에 이견을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김지원은 지금의 이런 인기에 “운이 좋았어요”라는 말로 자신의 대답을 대신했다.
“직접적인 저의 인기보다는 ‘태양의 후예’가 참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어요. 시청률이 높아서 스스로도 기분이 좋고 많은 분들이 드라마를 위해 고군분투 하셨는데 보답 받은 느낌이라 너무 기뻐요.”

‘태양의 후예’는 100% 사전 제작 드라마다. 이 때문에 출연 배우들 모두 ‘태양의 후예’를 시청자의 입장으로 지켜보고 있다. 김지원 역시 촬영 당시를 곱씹었다.

“제 분량만 촬영했을 때는 잘 몰랐어요. 우르크에 파병 가기 전 진구 선배님과 찍은 공항 씬에서 어떻게 그림이 나올지 궁금했었는데, 굉장히 예쁘게 그려주셨더라고요. 극중 ‘서대영’이라는 사람이 너무 멋지게 나와서 그 캐릭터에 반하게 된 순간이었어요.”

그녀를 처음 본 사람은 청초한 이미지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외모에서 풍기는 ‘모태 청순미’는 김지원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이다. 하지만 ‘태양의 후예’ 속 김지원은 그간 우리가 알던 여리고 청순하기만 했던 여배우가 아닌 세상 누구보다 용감한 군인의 모습을 완벽하게 연기했다. 외모와는 반대지만 전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연기다.

“캐릭터와 대본이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욕심이 많이 났습니다. 제겐 큰 숙제였어요. 주변에서 제가 맡은 역할이 여군이라고 했더니 걱정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좀 더 잘하고 싶었고,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송중기, 진구 선배님에 비해 군인적인 모습이 많이 나오진 않지만 그래도 말투나 행동에 익숙해져야 할 것 같아서 군대 다큐멘터리를 챙겨보기도 했죠. 하지만 또 너무 리얼하게 하다보면 드라마적인 화법이 떨어질 수도 있을 것 같아 대본에 가장 충실했었던 것 같아요.”
 

배우 김지원 [사진=킹콩 엔터테인먼트 제공]


김지원은 ‘태양의 후예’에서 가진 이름이 많다. 대한민국 여군, 여군 중에서도 군의관, 그리고 특전사령관의 무남독녀 외동딸. 이른 바 ‘장군의 딸’이다. 그러다보니 똑 부러지면서도 직설적인 화법으로 사랑하는 남자를 향한 직진 사랑은 늘 통쾌함을 선사한다.

“윤명주 라는 극중 캐릭터는 돌직구를 날리는 스타일이지만 저는 둘러서 말을 하는 편이죠. 그런 부분은 좀 달라요. 하지만 원래 성격이 털털하고 남자들이 저를 남동생같이 대하는 건 윤명주와 어느 정도 비슷한 것 같아요. 그래서 유시진 대위와 촬영할 땐 정말 편했어요.”

군의관으로 첫 부대에서 서대영(진구 분)을 만났고, 명주는 인생에서 처음으로 여자이고 싶어졌다. ‘상남자’ 서대영을 향한 직진 사랑을 보여주는 모습에 많은 시청자들은 애틋하고 안타까워했다. 김지원은 극중의 진구에게 이미 푹 빠져 있었다.

“서대영이라는 인물을 접했고, 그의 중심으로 대본을 읽었기 때문에 유시진보다는 서대영에 가까이 있는 것 같아요. 늘 드라마틱한 상황들을 겪는데 실제로는 그런 사랑을 겪기는 어렵잖아요.(웃음) 대본을 읽었을 때부터 마음이 많이 가는 멜로였어요. 시청자분들도 그래서 구원 커플을 응원해주시는 것 같아요. 둘의 사랑, 참 예쁘잖아요.”

극중 유시진과 서대영 중 실제 이상형과 가까운 캐릭터는 누구일까. 김지원은 기자의 우문에 현답 했다.

“이상형은 이상형일 뿐이니까요. 저는 유시진 같은 직진 사랑을 주는 남자와 서대영처럼 남자답고 묵직한 둘 모두를 섞어놨으면 좋겠어요. 솔직히 극중 구원커플의 사랑이 실제로 제게 닥치면 진짜 모르겠다는 답이 맞는 것 같아요. 사람 일이라는 게 지금은 그럴수도 있을 것 같지만 막상 상황이 닥치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문제잖아요. 그 상황이 돼 봐야 제 마음을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마 얼마나 사랑하느냐의 차이겠죠?”

앞서 ‘상속자들’에서 유라헬 역할을 맡았던 김지원은 이번 ‘태양의 후예’로 김은숙 작가와는 두 번째로 만났다. 언어의 마술사인 김은숙 작가가 김지원을 두 번이나 선택하게 된 그녀만의 매력은 무엇이었을까. “김은숙 작가가 특별히 예뻐하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요”라는 대답에 김지원은 “그 말은 제게 참 무거운 말인 것 같아요”라고 운을 뗐다.

“예쁨을 받는다? 사실 감사한 마음이 커요. 저를 두 번이나 불러주셨기 때문에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했던 작품인 것 같아요.”
 

배우 김지원 [사진=킹콩 엔터테인먼트 제공]


올해 스물다섯. 가장 아름다운 나이를 살아가고 있지만 그녀도 어느덧 7년차 배우다. 그녀도 알고는 있었겠지만 기자가 막상 숫자를 던지자 “벌써 그렇게 됐어요?”라며 놀라는 눈치였다.

“그간 저는 스스로 연기자라는 삶보다는 평범한 20대로서의 삶을 살아왔다고 생각해요. 그저 직업이 연기자일 뿐이라고 생각해요. 주어진 일들을 열심히 하다 보니 시간이 어느덧 이렇게 흘렀네요. 아직 많이 부족한데 벌써 7년차라니...책임감도 생기고 갑자기 낯설게 느껴지네요. (웃음)”

배우란 직업은 모든 이들의 관심과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는 공인이기에 느껴야 할 무게감이 엄청나다. 김지원은 그 무게와 책임감을 7년이라는 시간 동안 잘 짊어왔기에 지금의 자리에 있을 자격이 충분했다. 그럼에도 그녀는 자신을 늘 “부족한 연기자”라고 낮춰 말했다.

“배우라는 말이 엄청 크게 느껴져요. 아쉬운 점이 너무 많고, 배워야 할 게 너무 많거든요. 배울 것들이 많다는 것, 해내야 할 것들이 많다는 것. 그게 장점이자 단점인 것 같아요.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기 위해 잘 해나가야 하잖아요.”

최근 드라마와 영화계는 20대 여배우 기근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20대 여배우의 존재는 매우 귀하다. 물론 연기자들은 많다. 하지만 ‘배우’라 불릴 수 있는 무게감을 가진 여배우들이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김지원은 다소 무거운 질문에 격한 공감의 표정을 지으면서 자성했다.

“스스로 반성을 많이 해요. 정말 그렇게 느끼실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그런 이야기(20대 여배우 기근 현상)를 들을 때마다 더욱 분발해야겠다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김지원은 그렇게 자신에게 부족한 무언가를 찾으려 늘 노력하는 배우다. 강렬한 한 방이 있는 배우는 아니었지만, 은근히 따뜻했고, 또 언젠간 우리 모두가 계속 찾게 되는 배우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7년차 배우라는 수식어에 대한 책임감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지원은 반하지 않을 수 없는 배우다.

“앞으로도 계속 배울 수 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계속 배워나가고 싶죠. 감정에 있어서 완벽함이라는 건 없잖아요. 대본을 잘 표현해낼 수 있게 계속 배워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너무 뻔한 말일지 모르겠지만, ‘태양의 후예’를 끝까지 저희와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재미있는 장면들이 많을 테니 기대감을 갖고 끝까지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배우 김지원 [사진=킹콩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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