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미국 차터커뮤니케이션(이하 차터)와 타임워너케이블(이하 타임워너)의 M&A 승인이 임박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CJ헬로비전 M&A 인허가 심사 중인 공정거래위원회의의 중요한 참고 사례로 활용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방송통신 M&A와 비교 가능한 해외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했다.
차터와 타임워너의 M&A 승인은 동종업계 간 M&A를 허가한 첫 사례다. 앞서 FCC는 방송과 방송, 통신과 통신 등 동종업계 M&A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해왔다.
FCC는 케이블TV 업계 1위 사업자인 컴캐스트와 2위 사업자인 타임워너케이블의 M&A와 이통 시장 3위 스프린트와 4위 티모바일의 합병도 독과점 우려로 각각 불허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M&A가 승인되면서 컴캐스트를 견제하는 위치에 놓이게 될 전망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라이트만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말 기준으로 컴캐스트 가입자는 2240만명이다. 타임워너와 차터의 가입자는 각각 1100만명과 430만명으로, M&A가 이뤄진다면 1530만명이라는 규모를 갖추게 된다.
이는 현재 국내에서 논란중인 CJ헬로비전 M&A 인수와 상당부분 흡사하다. 현재 국내 1위 사업자인 KT는 지난해 말 기준 IPTV와 스카이라이프를 합해 총 865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상태다. SK텔로콤의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의 가입자는 349만명으로, CJ헬로비전(가입자 416만명)과 합병시 총 764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게 된다. 차터와 타임워너가 M&A를 통해 2위 사업자로 올라서는 것과 비슷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FCC의 결정이 최근 변화하는 세계적 미디어 시장의 추세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했다. 스페인 통신사 텔레포니카의 경우 2014년 5월 방송사업자 카날플러스를 7억2500만유로에 인수했고, 미국의 통신사 AT&T도 다이렉TV를 485억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특히 주무부처인 미래부와 공정위는 해외 참고사례를 참고하겠다고 밝힌 만큼 M&A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선중규 공정위 기업결합과 과장은 "해외사례를 면밀히 살펴보고 우리나라 업계 상황을 고려해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의 사례와 국내 시장 상황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차터와 타임워너는 케이블TV 시장에 국한됐지만, CJ헬로비전 M&A의 경우 방송과 통신의 이종결합이라는 점에서 시장지배력 전이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최근 발표한 '2015년 통신시장 경쟁평가' 보고서를 보면면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의 이동전화를 포함한 결합상품 시장점유율은 50.1%, 가입자 점유율은 49.4%에 이른다. CJ헬로비전 인수로 SK텔레콤의 시장 독점체제가 더욱 공고히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또 타임워너와 차터 모두 모바일이 없고, 사업권역 중첩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CJ헬로비전 M&A의 단순 참고로 활용하기에 무리가 있다는 목소리도 높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CJ헬로비전 M&A가 전세계적으로 방송과 방송, 통신과 방송 등 미디어 업계의 환경 변화를 고려했을 때 마냥 부정적으로 봐서는 안된다"며 "다만 국내는 동종업계 M&A가 아니라는 점에서 이동전화와 유료방송의 결합상품 시장의 경쟁여건도 따져봐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