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둥원뱌오(董文標) 중국민생투자주식회사 회장이 당국의 금융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중민투는 하나은행과 함께 리스사를 설립해 우리나라에도 지명도가 높은 투자회사며, 둥원뱌오 회장은 민생은행을 설립한 인물로 유명하다.
하이난(海南)성에서 개최되고 있는 보아오(博鳌)포럼에 참석중인 둥 회장은 해 22일 '포용성금융(普惠金融)'을 주제로 한 개별토론에서 "중국은 제도의 미비와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포용성금융을 실현하기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고 봉황망이 23일 전했다. 포용성금융이란 금융기관이 농촌이나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에도 원활히 대출을 해야 한다는 개념으로,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최근 부쩍 강조하고 있기도 하다.
둥 회장은 "현재 중국에서 포용성 금융을 실행하고 있는 곳은 마윈(馬雲) 회장이 이끄는 마이진푸(마이뱅크, 螞蟻金服) 뿐"이라며 "이 곳에서만 5000위안가량의 소액대출이 실수요자들에게 대출되고 있다"고 발언했다.
그는 "중국의 금융제도는 국유기업과 대부호들을 위한 서비스가 위주"라고 지적했다. 현재 제도로는 대출책임자가 부실채권에 대해 책임을 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대출책임자들은 국유기업이나 담보가 확실한 차주에 대한 대출에만 집중한다는 것.
이로 인해 담보력이 약한 중소기업이나 농촌기업의 경우 대형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기가 힘들 수 밖에 없다. 그는 "농촌기업에 대한 대출을 풀기 위한 핵심은 농촌자산을 유동화해 이를 담보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중국 농촌토지의 경우 소유권이 지방정부에 있기 때문에 유동화하기 어렵지만, 농지사용권을 유동화한다면 이를 담보로 활용할 수 있다.
둥 회장은 또 "중소기업을 잘 분류하고, 비즈니스모델을 정형화시킨다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도 활성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제도적인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중국에서 포용적금융은 실현될 수 없을 것"이라고 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