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가 급증하는 데다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해약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23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 중인 25개 생명보험사의 '효력상실 해지' 금액이 최근 20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11월 기준 생보사의 효력상실해지 금액 총합은 210조4000억원으로 전월(190조6000억원)대비 10% 늘어났다.
효력상실 해지란 보험료를 납입하기로 약정한 날짜에 고객이 보험료를 납입하지 못할 경우 보험계약이 해지되는 것을 말한다. 보통 보험료가 2개월 연체 되면 계약이 실효되며, 그 후 2년이 지나면 계약이 자동 해지된다.
DGB생명은 효력상실해지 금액이 1조2859억원으로 전월대비 600%늘었다. 같은기간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도 43억원으로 384.3% 늘었고, IBK연금도 1145억원으로 174.2% 증가했다.
KB생명도 이 금액이 4068억원으로 전달대비 149.4%늘었고, 한화생명과 동양생명, AIA생명 등 대형보험사도 각각 해지금액이 23.1%. 16.3%, 29.7% 늘었다.
반면 같은기간 신규 보험 계약 금액은 27조3596억원으로 전월대비 1.3% 하락했다. 보험 신규계약금액은 지난해 9월 32조5467억원에서 10월(25조원) 19%나 하락했다.
업계에선 보험 효력상실 해지 금액이 늘어나는 것을 가계경제 악화 신호로 해석한다. 개인 가처분소득이 줄고 살림살이가 궁핍해지면 사람들이 보험부터 해지한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워지면 보험료가 지연되고 계약 효력상실 해지로 이어지는 고객들이 늘어난다"며 “투자 성격이 짙은 특별계정 보다 저축 목적의 일반계정 해지금액이 더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고 말했다.